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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통하는 총학생회를 바란다

지난 11월 26일, 학생자치기구 대표자 선거가 실시돼 총학생회(이하 총학) 및 15개 단과대학의 학생대표가 선출됐다. 그런데 총 모집단위 16개 중 경선이 치러진 곳은 KAC 단 한 곳 뿐이었고, 총학을 비롯한 나머지 모든 모집단위에서 단독후보가 출마해 찬반 투표가 이뤄졌다. 이부대학은 입후보자가 아예 없어서 선거 자체가 무산됐다.

 
2000년대 들어 학생자치기구에 대한 구성원들의 관심은 현격히 줄어들었고, 그러한 미온적 분위기는 지금까지 별다른 변곡점 없이 지속되고 있다. 2000학년도 선거부터 이번 2020학년도 선거에 이르기까지 지난 20년간 우리학교에서 총학이 경선을 치른 것은 단 세 차례에 그친다. 2002학년도와 2012학년도 그리고 국정농단에 대한 대학가의 시국선언 여파로 학내외 정치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이 고조됐던 2018학년도였다. 단 세 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단독후보였다. 이번 2020학년도 선거에 단독 출마한 총학 후보자는 그 흔한 공약설명회 한 번 없이, 공약에 대한 본지의 인터뷰 요청에도 일체 응하지 않은 채 당선에 성공했다. 씁쓸한 일이다. 경쟁자가 없으면 안일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계속된 단독 후보는 그들만의 리그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 뿐이다.
 
한편 올해 3월에는 매 학기 소집되던 정기학생총회와 정기대의원총회가 총학생회 회칙에서 사라지고 임시로 열리도록 개정된 바 있다. 지난 수십 년간 매번 정족수 미달로 개회가 무산되었던 탓이다. 계속되는 단독 입후보와 정기총회 폐지는 현재 학생자치가 처한 위기를 잘 보여준다.
 
현재의 학생자치 실패는 치열한 취업 경쟁에 내몰린 학생들이 스펙과 학점 쌓기에 몰두해야만 하는 시대 상황에서 비롯되기도 하겠으나, 기존의 학생회가 신뢰를 잃은 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미 옛일이 되어버린 민주화 붐이 일던 시기로 거슬러 가보면 전국 대학의 총학은 대개 운동권으로 이뤄져 있었다. 운동권 학생회는 학생들로부터 ‘사회 및 정치 개혁에만 몰두한 채 학생 이익이나 복지는 등한시하고 소위 ‘정치질’하는데 바빠 학내 문제에는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았고, 이로써 당시 다수 학생들은 학생회에 대한 반감을 가졌다.
 
이후 90년대 즈음부터 차츰 비운동권 학생회가 구성되기 시작했고, 이때를 기점으로 우리학교의 총학은 온건하고 폐쇄적인 양태로 운영되어왔다. 현재 56대 총학은 학생들과 소통하는 유일한 창구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활용하고 있는데, 이는 주로 축제 등 학내외 행사 홍보 용도로 쓰이고 있을 뿐, 학생들의 건의 및 불만사항을 공론화하고 이에 대한 총학의 피드백을 기대할 수 있는 소통 창구로서의 기능은 전무하다. 지난 3월 불거진 총학 음주 고성방가 사건처럼 간혹 에브리타임, 비사광장 등의 커뮤니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요구하는 사안에 한해 늦게나마 응답을 하기는 하나, 당시 총학이 물의를 일으킨 데에 대해 사과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19일’이었다.
 
소통의 부재, 선거 및 학생회 운영 과정의 불투명성 등으로 현재 총학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이 같은 총학의 폐쇄성은 학생회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심지어는 학생회의 필요성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전체 학생을 대표하는 총학은 지금과 같은 폐쇄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소통하는데 매진해야 한다. 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자발적 자기반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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