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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타임머신] 3파전 총학 선거, 치열했던 현장 속으로

예년과 같았다면 지금은 학생자치기구 선거 유세가 한창일 시기다. 우리학교 특유(?)의 유세 방식이라고 한다면 역시 ‘로봇 인사’와 ‘우렁찬 함성’ 소리다. 로봇 인사야 몇 번 겪어보면 그러려니 한다지만, 양복을 차려입은 무리가 대오를 맞춰 선거 구호를 외치는 행위는 “강의에 방해된다”는 유권자들의 항의를 받을 정도인지라 부정적인 반응이 대다수다. 그런데 매년 지겹도록 경험하는 이 독특한 선거운동이 올해엔 자취를 감췄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선거가 연기되었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캠퍼스에서 선거운동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썰렁한 캠퍼스에서 지지를 호소하기가 그리 녹록해 보이지는 않는다.

 

사실 코로나19 팬더믹 이전에도 학생자치기구 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는 높지 않았다. 수년째 계속되는 취업난과 대학공동체의 붕괴에 말미암아 투표율은 50%를 겨우 넘기는 수준이고 단독후보가 출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일부 단위에서는 아예 후보자가 없어 보궐선거로 넘어가기 일쑤다. 하지만 과거에는 선거 열기가 꽤나 뜨거웠던 모양이다. ’91년 11월 12일자 〈계명대신문〉의 ‘각 후보자들 막바지 표모으기 작전 주력’ 기사를 보면 당시 총학생회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의 포부를 엿볼 수 있다. 각 후보자들은 ‘자주적 총학생회’, ‘민중민주 총학생회’, ‘정의 계명’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치열한 선거운동을 벌였다. 우리학교의 경우 2000년대 이후 총학생회 선거가 경선으로 치러졌던 때는 단 세 차례에 불과했고 그나마도 두 선본의 맞대결 양상이었다면 이 시기엔 무려 세 곳의 선본이 출마해 각축전을 벌였다. 기호 1번 선본은 “간부의 혁신을 통해 권위주의적인 학생회를 척결하여 학우들의 고민을 방법적인 모색을 통해 하나되는 자주적 총학생회 건설”는 구호를 외치며 지지를 호소했고, 기호 2번 선본은 “과거 정치성을 배제한 학생회의 모순을 자각하여 학생회의 민주적 강화를 통해 학우의 힘을 하나로 결집시켜야 하기에 학생회와 정치투쟁체의 분리로 민중민주학생회 건설을 이룩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기호 3번 선본은 “모순과 대립의 극복을 통한 정의 계명을 만들어 학우가 함께하는 학생회를 건설”하겠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선거는 각 선본마다 이념과 지향이 확연히 달랐던 탓에 선거의 열기가 뜨거운 편이었고, 학생회 수권을 위해 진영 간의 다툼이 치열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로부터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자신들의 공약을 소신껏 내세우며 올바른 학생회 건설에 나름대로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었다. 기사는 끝으로 “학생 개개인이 어떠한 방법으로 선거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느냐가 민주적 총학생회 건설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9년이 지난 지금에도 ‘민주적 총학생회 건설’이라는 과제는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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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계명대신문사로부터 이 글을 써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대학 방송국 활동을 하던 시절이 떠올라 잠깐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대학생에게 권하는 한 권을 고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여러분과 같은 대학생일 때 제가 제일 좋아했던 소설은 틀림없이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이었습니다. 책을 펼치면 어느새 나는 프랑스 벨빌 거리 어느 골목,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 7층 계단에 걸터앉아 있습니다. 살찌고 병이 든 로자 아줌마에게는 힘이 부치는 계단입니다. 모모는 그녀가 자기를 돌봐주는 대신 누군가가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습니다. 로자 아줌마는 그저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돌봐주는 줄 알았기에 밤새도록 울고 또 울었습니다. 빅토르 위고를 좋아하는 하멜 할아버지는 길에서 양탄자를 팝니다.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할아버지는 그렇다고 말하며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입니다. 유태인 수용소에서 살아나온 로자 아줌마는 모든 위조 서류를 가지고 있습니다. 몇 대 째 순수 독일인이라는 증명서도 있습니다. 로자 아줌마는 한밤중에 겁에 질려 지하실로 숨어 들어가기도 합니다. 로자 아줌마의 병이 깊어갈수록 모모는 밤이 무서웠고, 아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