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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함께 만든 계명 120년, 함께 빛낼 계명 120년”

올해 우리 대학은 창립 120주년을 맞았다. 그 의미를 되새기기는 이제 새삼스럽거니와, 5월은 창립 120주년 기념행사가 가장 많은 달이다. 오늘, 5월 20일은 1954년에 개교한 계명대학교의 예순다섯 번째 개교기념일이기도 하다. 지난 세기 한국의 경제적 성장을 두고 압축 성장이니 고도성장이니 하는 말들이 쓰이지만, 계명대학교야말로 초고속 성장의 본보기와 같은 놀라운 역사를 이룩하였다.


대명동 바위 언덕의 덩그런 한 채 건물에서 시작하여 동산동 동산병원과 하나가 되고, 드넓은 신당동 성서교정으로 이전을 하고, 칠곡과 현풍에도 미래의 모습이 크게 기대되는 넓은 학교 부지를 마련하였다. 대명동, 동산동, 신당동의 세 교정은 모두 도시철도 2, 3호선 역이 바로 연결되어 있다. 더욱이 새 동산병원의 성서교정 이전이 마무리되어 지난달 15일 진료를 시작한 것은 120년 뒤가 아니라 500년 뒤에도 계명의 역사에 길이 남을 위업이다. ‘시대를 같이 한다’는 말을 하곤 하지만, 계명의 한 구성원으로서 이토록 생동하고 활기에 찬 시기를 함께 호흡하는 것, 기쁘고 보람된 일이다.


지난 세기 우리 대학의 놀라운 성장을 외적 요인의 결과라고 말할 수는 없다. 내부적 의지와 노력 없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보편적인 경험이다. 단순히 정부 정책만 따라가서 오늘을 이룬 것은 결코 아니었다. 우리 내부의 무엇이 오늘을 가능하게 한 것인가? 창립 정신과, 그 정신으로 충만한 리더들의 열정과 희생이었다. 두 가지 모두에 대해 다양한 입장에서 비판적 시선이 있을 수 있으나, 오늘의 성과는 비판을 가리기에 충분하다. 모든 강의를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마친 초창기의 열정은 이제 희미한 기억이 되었지만, 우리의 내적 추동력의 핵으로 남아 있다. 그 점, 언제까지나 포기할 수 없는 계명 정신의 핵심이고, 우리가 지닌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한데, 되돌아보면 양적 성장은 대략 1970년대 중반에서 한 세대 즉 30년 정도의 일이었다. 우리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최근 십 수 년 동안 대학은 머뭇머뭇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데 눈앞에 닥친 인구절벽은 당장 내일의 우리 모습을 예상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외면적 성장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은 여건이 되었다.


앞으로 십여 년 동안 우리는 지금까지 가본 적이 없는 낯선 길을 걷게 될 것이다. 120년 뒤가 아니라 2030년 우리 모습이 어떠할지, 짐작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지금과 같은 규모를 유지하기는 어려우리라는 점이다. 구조조정에 대비한 준비 작업은 이미 진행되고 있지만, 그 결과가 성공적일지 어떨지는 지금 시점에서 누구도 알지 못한다.


매서운 추위가 닥쳐야 늘 푸른 나무를 안다. 모든 일은 긍정과 부정의 양면을 지니고 있다. 외적 고난은 내적 성장을 가져다준다. 앞으로 10년은 내적 성장으로 전환하여 내실을 다질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런 질적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내기는 지금까지의 압축 성장과 맞먹는 노력이 요구될 것이다. 고난의 시기, 어렵고 힘겨운 작업이 창조적 발상과 자유롭고 정정당당한 토론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다시 120년 뒤에 우리 후배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오늘이 되기를 다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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