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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3호 사설] 평창동계올림픽의 팀추월 경기 팀워크 논란, 그들만의 문제일까?

지난 두 달 동안 전 세계를 열광시킨 평창 동계올림픽과 동계패럴림픽이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전통 문화와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시킨 개막식과 모든 대회 운영상의 원활한 진행으로 국제 올림픽 위원회와 참가 선수들로부터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다. 이는 혹독한 한파와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대회를 차질 없이 준비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1만4천여 자원봉사자들의 희생과 노력이 만들어낸 빛나는 성과이다. 그들은 ‘팀코리아의 올림픽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일등 공신들이다.

이번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우리나라 선수단들도 종합 7위라는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개인전보다 단체전 경기가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는 점이다. ‘갈릭걸스’로 불린 여자 컬링 대표팀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을 매료시켰다. 남자 봅슬레이 4인승 대표팀도 예상을 뒤엎고 기적 같은 은메달을 따냈다. 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우리에게 감동과 희망을 선사한 팀도 있었다. 바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이다. 올림픽 기간 내내 우리는 선수들이 보여준 열정적인 팀워크에 뜨거운 성원과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발생한 팀워크 논란은 이번 올림픽의 옥에 티로 남았다. 김보름 선수와 박지우 선수가 뒤쳐진 노선영 선수를 배려하지 않고 결승점을 통과한 후, 노선수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인터뷰를 한 것이 화근이었다. 여론은 팀플레이에 어긋난 행동을 한 선수들의 인성 문제를 들먹이며 일방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선수 개인뿐만 아니라 대한빙상협회에도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그들만의 문제일까?

이 상황을 대학 교육 현장으로 옮겨 오면 판세는 완전히 뒤바뀐다. 대학 수업의 많은 부분이 소위 ‘팀플’이라 불리는 조별 활동으로 이뤄진다. 교수들은 강의식 수업의 단점을 보완하고 교육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조별 활동을 활용한다. 팀 활동은 학생들의 의사소통 능력과 협동심, 창의력, 문제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는 효율적인 교육 방식이다. 하지만 정작 학생들은 ‘팀플’ 수업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인터넷의 대학별 강의 평가 사이트에서는 ‘#팀플 많은 수업임 #비추’라는 댓글을 자주 볼 수 있다. 실제로 조별 활동 참여에 소극적인 학생 때문에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 학점 상의 불이익을 받기도 한다.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에는 서울대 학생들의 팀 과제 대처법이 소개되어 있다. 요지는 팀 조장을 맡은 학생이 조원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고 혼자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정리해서 제출한다는 것이다. ‘팀워크가 실종된 팀프로젝트’를 수행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는 팀 활동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팀원은 팀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팀 활동에 임해야 하고, 팀 리더는 결과물에 팀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또한 교수는 학생들의 부담을 고려하여 팀 활동에 학점의 비중을 지나치게 많이 두지 않아야 할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때 세계 선수단들이 입장하는 내내 열정적으로 ‘무한댄스’를 추던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이 기억난다. 어설픈 춤이었지만 최선을 다 해준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있었기에 ‘팀코리아’의 겨울 축제는 아름답게 마무리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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