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지용(無用之用)이란 말이 있다. ‘쓸모없음의 쓸모 있음’이라는 이 역설적 의미의 한자성어는 중국의 철학자 장자(莊子)로부터 유래되었다. 장자는 사람들이 쓸모 있는 것의 쓸모만을 알고, 쓸모없는 것의 쓸모는 잘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쓸모없는 것의 쓸모, 어찌 보면 말장난 같기도 하고 단순한 언어의 유희로 치부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무엇을 판단할 때 그것의 쓸만한 가치와 용도를 먼저 생각하고 대상을 쓸모 있는 것과 쓸모없는 것으로 분류한다. 쓸모없는 것은 버려야 되는 것이다. 장자는 나무의 예를 들어 쓸모없음의 쓸모 있음을 말한다. 반듯하고 튼실한 나무는 누가 봐도 좋다. 따라서 금방 베어질 운명에 처해진다. 하지만 구부러지고 부실한 나무는 그 쓸모없음으로 인하여 오랜 세월을 견뎌낸다.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그늘과 휴식을 제공하면서. 여기에서 쓸모는 다시 정의된다. 단순히 건축의 재료가 아닌 휴식의 공간으로 나무를 바라볼 때 비로소 쓸모 있음의 다른 가치가 탄생되는 것이다. 용도가 바뀌면 쓸모도 달라지는 것이다.세상의 무언가가 꼭 쓸모가 있어야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그 쓸모를 따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양심의 쓸모를 따져가면서 윤리적
삶의 코너에 몰려 불면증으로 또 밤을 새버린 어느 날에나 깨닫게 된 것이 있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담아두고만 살았지 구체적으로 떠올려본 적은 없다는 것. 무엇이, 어떤 것이 나인가. 나는 이제껏 그 누구보다 스스로에 대해 많이 고민한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하강의 이미지로서의 고민이었다. 내가 나를 싫어하는 이유, 내가 세상을 싫어하는 이유... 아래로 심연으로 구렁텅이로 파고들어가는 날들의 연속. 나는 ‘더 높은 곳의 나’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다 문득, 짧은 여행 중 만났던 새에 대해 생각했다. 분명히 날고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지는 못하는 새. 자신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이가 봤을 땐 제자리에 머물며 어떤 것도 해내지 못하는 존재. 여행 중 마주했던 그 새는 또 다른 나였다. 생(生)을 표현할 다른 단어를 찾다보면, 나는 언제나 정오(正午)라는 단어를 발견하게 된다. 태양이 머리 위에서 작렬하고 그림자가 가장 짧아지며 내가 나 자신이 되는 때. 정오를 마주하며 그 새는 나에게 이제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그 새는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날개 달린 새’로서의 삶을 살고 있을 뿐. 날고 있다는
야 진짜 오랜만이다. 그동안 잘 지냈어? 너 옛날에 엄마가 하고 싶은 일 못하게 해서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잖아. 그래서 지금은 하고 싶은 일 찾았고? 난 네가 무슨 일하면서 사는지 제일 궁금하다. 결국 꿈 포기 당하고 성적 맞춰서 대학 갔잖아. 근데 과도 적성에 안 맞고,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잘 하는 것도 없다면서 고민을 그렇게 많이 하더니. 네가 나한테 해준 말 중에 그 말이 제일 슬펐는데.‘사실 나도 알고 있어. 엄마 때문이라고 핑계 댔지만, 사실 꿈을 포기한 건 바로 나야. 그거 하나 인정하는데 이렇게 오래 걸렸다. 내가 꿈을 포기한 걸 인정하는 순간, 나는 세상에서 제일 미련하고 한심한 사람이 되는 거니까. 근데 꿈이란 건 쳐다만 본다고 이루어지는 게 아니잖아? 계속 멈춰있고 싶지 않았어. 근데 웃긴 건, 그 망할 꿈을 포기했는데도 나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거야. 결국 나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었어.’라는 말.나는 요즘 저 말을 많이 생각해. 그냥 언젠가는 하고 싶은 일이 생길 것 같았어. 잘하는 일이 ‘뿅’하고 나타날 것만 같았고. 어느 것이든 잘 될 거라고 생각만 했어. 나는 나이를 먹는 게 너무 무섭다. 고등학생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세종 25년, 임금이 친히 언문(諺文) 28자를 지었는데...(중략) 이것을 훈민정음이라고 일렀다.” 이는 조선왕조실록 중 『세종실록 102권』에 수록된 문장으로, 세종대왕이 글을 모르는 백성들을 불쌍히 여겨 독자적으로 훈민정음을 반포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세종대왕의 한글창제에 대한 업적을 높이 사며 후손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그를 역대 왕들 중에서도 특히 존경하여 아끼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정설을 벗어난 내용의 영화 <나랏말싸미>가 개봉하며 논란이 일었다. 다름 아닌 영화의 역사왜곡 문제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 <나랏말싸미>에서는 한글창제의 주역으로 세종대왕이 아닌 승려 ‘신미’에 더 집중하고 있다. 이 캐릭터는 한글창제 과정이 사료에 나와 있지 않다는 점을 활용해서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허구의 인물이다.사실상 다른 역사영화에서도 허구의 인물은 빈번하게 등장한다. 역사 자체가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것이고 한정된 사료와 기록으로 인해 어느 정도 상상의 영역에 맡겨지기 때문이다. 영화는 실제가 아닌 창작물이라고는 하나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하는 등으로 인해 관객들이 실제 역사를 인지하는
우리학교 여성학과에 재직 중인 조주현 교수의 저서 『정체성 정치에서 아고니즘 정치로: 여성학 방법론과 페미니즘 정치의 실천적 전환』이 지난 7월 초 ‘2019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됐다.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내기 위해 9년을 연구해온 조주현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책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뜨거운 여름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가진 조주현 교수와 ‘정체성 정치에서 아고니즘 정치로: 여성학 방법론과 페미니즘 정치의 실천적 전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Q. 교수님의 저서가 ‘2019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책은 지난 9년 동안 생각하고 연구해온 주제를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2019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된 것이 그 동안의 연구결과를 인정받은 것 같아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실천이론을 좀 더 깊이 있게 다루고 이론과 현장연구를 접목시키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Q.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책을 통해 크게 실천이론과 아고니즘 정치가 후기 근대(현재)를 설명할 수 있는 사회과학 방법론이자 정치운동 방식이라고 주
이번 방학기간 동안 향토생활관 신축공사, 공학관 환경개선공사, 입학처 이전공사 및 구바우어관 식당 환경개선공사, 명교생활관 습식 공간 개·보수 공사 등이 진행되었다. 2017년 1월 11일부터 시작한 향토생활관 건립 공사는 2020년 1월 10일 완공을 목표로 현재 9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이번 방학 중에는 내부 공사를 위주로 진행했으며, 현재 건물 외관 공사는 거의 마무리된 상태이다. 또한 지난 2018년 하계방학부터 교육환경개선공사 중인 공학관에서는 이번 방학동안 내부 마무리 공사와 옥상 방수 공사가 진행되었으며 올해 안에 완공 예정이다. 더불어 지난 8월 8일, 입학처 이전 공사가 시작됐다. 입학처는 구바우어관 1층으로 공간을 이전하게 되었으며 이를 위한 공간분할 및 환경개선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공사는 올해 10월 말경 완료될 예정이다. 기존에 구바우어관에서 운영하고 있던 학생식당 또한 지하 1층으로 이전하기 위해 환경개선공사를 진행 중이며 이번 학기부터 이용할 수 있다. 한편 명교생활관 믿음동, 소망동, 진리동에서는 노후화된 공용시설로 인해 각 층 양쪽에 있는 화장실, 세면실, 샤워장 등 건물 전체의 습식 공간에 대한 개·보수 공
시골하면 떠오르는 어르신들의 농사짓는 모습, 하지만 최근 농촌은 어르신들보다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농촌의 때 아닌 청년 급증의 이유로는 최근 농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있는 6차 산업의 발달을 꼽을 수 있다. 이에 우리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은 올해 3월 ‘6차 산업 창농과정’을 개설하여 운영 중이다. 김창완(글로벌창업대학원·벤처창업학·교수) 벤처창업학과장을 만나 ‘6차 산업 창농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Q. 6차 산업에 대해 모르는 학생들을 위해 6차 산업이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6차 산업이란 1차 산업과 2차 산업 그리고 3차 산업이 함께 공존하는 산업으로 볼 수 있어요. 1차 산업은 농산물 재배를 업으로 하는 것으로, 과수농사·어업 또는 광산 채굴업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2차 산업은 농산물을 제조·가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1차 산업에서 채취한 것을 원료로 하여 다른 무언가를 생산해내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것을 2차 산업이라 합니다. 마지막으로 3차 산업은 서비스 산업으로, 식당 운영·관광업·농촌체험 등을 말합니다. 배 농사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배 농사를 짓는 사람이 수확한 배를 포장해 파는 것은 1차 산업
● 1인 출판이란? 1인 출판이란 출판의 전 과정, 즉 책의 편집·제작·유통·홍보를 한 사람이 맡아서 하는 출판 형태를 말한다. 보통 통계에서는 직원 수 4인 이하의 소규모 출판사를 1인 출판으로 집계한다. ‘원고 작성(선정)→교정·교열→편집 디자인→제작→유통→홍보’로 이루어지는 출판 과정을 1인 출판사 대표가 직접 하기도 하고, 교정·교열과 편집 디자인의 경우에는 외주를 맡기기도 한다. 이렇듯 1인 출판사 대표는 필요에 따라 기획자, 작가, 편집자, 마케터 등 다양한 역할을 맡게 된다. ● 1인 출판사 등록 과정 출판사는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이기 때문에 등록 방법이 매우 간단하다. 우선, 출판사 이름을 정해 ‘출판사·인쇄사 검색 시스템’에서 중복 확인을 한다. 이때 출판사의 이름에는 출판사의 성격이나 콘셉트를 보여주는 의미를 담으면 좋다. 다음으로는 사업장을 열게 될 지역의 시·군·구청의 ‘문화체육’ 관련 부서에 가서 출판사 신고를 한다. 이때 꼭 사무실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재택 사업장, 즉 집을 사무실로 신고할 수 있다. 2~3일 후 출판사 신고 확인증을 받고, 1년 기준 2만7천원인 면허세를 납부한다. 마지막으로 출판사 신고 확인증, 신분증을 지참하
● 뮤지컬 <북성로 이층집>일시: 2019.10.25.~10.27./장소: 봉산문화회관/문의: 053-661-3521일제강점기 북성로에서 태어난 일본인 남학생 류지와 조선인 여학생 분이는 서로 사랑하지만 각자의 환경으로 인해 헤어지게 된다. 해방 후, 일본에서 소설가가 된 류지는 자신의 어린 시절 북성로에서의 추억을 담은 소설 ‘북성로 이층집’을 쓰게 되고, 한국 출판을 기념해서 예순이 넘은 나이에 다시 북성로에 가게 되는데…● 전시 <팝/콘>일시: 2019.06.11.~09.29./장소: 대구시립미술관/문의: 053-803-7900노상호 작가는 일상에서 수집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드로잉, 집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신의 영역을 확장한다. 이번 전시는 상점을 운영했던 작가의 직업적 특성을 살려 작품과 아트상품을 판매하는 느낌의 컨셉으로 진행된다. 수백 개의 드로잉을 옷걸이와 행거에 진열하는 등 마치 ‘쇼룸’에 온 듯한 분위기 속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8월 20일, 2018학년도 후기 학위 수여가있었다. 대학원에서는 석사 1백59명, 박사 53명, 석·박사 통합과정 1명 등 2백13명이 학위를 수여 받았다. 학사 학위 수여자는 인문국제학대학 1백67명, 사범대학 9명, 경영대학 1백99명, 사회과학대학 2백65명, 자연과학대학 72명, 공과대학 1백19명, 의과대학 4명, 음악공연예술대학 31명, 미술대학 45명, Artech College 43명, 체육대학 29명, KAC 7명 등 9백90명이다.
지난 6월 25일, K-Cloud College가 신설되어 8월 27일 출범식을 가졌다. K-Cloud College는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형 인재양성을 위해 설립된 단과대학으로, 연계전공과 융합전공의 총괄 운영에 대한 업무를 전담한다. 또한 산하에 9개의 특성화사업부를 두어 체계적인 융합교육을 시행하는 등 교육부 재정지원사업인 ‘대학혁신지원사업’의 교내 핵심 사업을 주관하는 기관이 될 전망이다. K-Cloud College가 무엇인지, 그리고 설립 취지와 기대효과는 어떠한지 알아보고자 한다. ● K-Cloud College 설립 취지 및 배경 우리 학교는 지난해 교육부가 주관한 ‘2018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되면서 대학혁신지원사업 I유형에 참여하게 됐다. 정부의 주도로 이루어졌던 여러 국책사업들 대신 우리 대학 특성에 맞는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재정지원을 받는 것이다. K-Cloud College는 대학혁신지원사업비 65억원(2019학년도) 중 약 20%에 달하는 사업비가 투여되는 기관으로, 산하에 9개의 특성화 사업부를 두어 융합교육의 체계화를 도모한다. 최명숙(교육학·교수) K-Cloud College학장은 “본 단과대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