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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응답하라 2012

‘첫사랑, 저마다의 첫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첫사랑의 그가 아름다웠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첫사랑의 시절엔 영악하지 못한 젊음이 있었고, 지독하게 순수한 내가 있었으며, 주체할 수 없이 뜨거운 당신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는 가져볼 수 없는 체온과 감정들로 얽혀진 무모한 이야기들. 첫사랑은 그래서 내 생애 가장 극적인 드라마다. 그리하여 실패해도 좋다. 희극보다는 비극적 결말이 오래 남는 법이며 그리하여 실패한 첫사랑의 비극적 드라마 한 편 쯤은 내 삶 한 자락에 남겨두는 것도 폼 나는 일이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의 마지막 회의 주인공 윤윤제의 독백의 한 부분이다. 마지막 독백은 ‘첫사랑의 아련함’을 이야기했다. 윤윤제의 마지막 독백의 첫사랑은 이성에 대한 아련한 첫사랑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뜨겁게 했던 모든 젊은 마음’에게 전하는 메시지이다.

신입생 환영식이 아직도 생생하건만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벌써 2학기가 시작 된지도 1달이 지났다. 어른을 흉내 낸 듯 어색한 옷차림과 선배들 앞에서 눈치만 보던 어린 얼굴들…. 한몸처럼 뭉쳐 다니던 신입생 시절이 끝나자 친한 친구들은 하나 둘씩 군대를 가고 휴학을 하며 흩어졌다. 짧았던 1년이 지나고서야 그 시절이 동기들과 다 함께할 수 있었던 유일한 시간임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는 새파랗게 젊은 청춘이라고 부를 나이임에도 우리는 프로스트의 ‘산다는 것은 치열한 전투이다’라는 말을 새삼 느끼며 거대한 벽에 던져지는 달걀과 같은 기분을 느끼고, 시간의 속도에 경악하곤 한다. 20대가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벌써 무언가를 시작하기엔 늦은 것 같은 조급함과 남들이 말리는 일을 하는 것은 두렵기만하다.

하지만 더 이상은 세상이라는 벽에 내던져지는 ‘계란’이 아닌 깨질 것을 알면서도 계란을 던지는 ‘청춘’으로 남고 싶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며 젊음은 마음에서 나온다고 한다. 세상은 우리에게 ‘더 빠르게, 더 많게’를 요구하며 우리는 기계처럼 공부하고 자격증을 수집하며 영어점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진정 우리가 민감하게 반응해야할 것은 ‘남들과는 다른’ 나의 젊음과 시간이 아닐까.

20대인 지금, 순수하고 뜨거우며 비극적 결말에도 웃을 수 있는 용기를 잃지 않길 바라본다. 마흔 즈음에 순수하게 뜨겁던 20살 동기들과 다시 모여 ‘하고 싶었던 것, 너희들이 말리던 것들을 실컷 해보고 깨진 계란이 되어봤더니 속이 시원하다’는 말을 하고 싶고, 듣고 싶다. 이제는 더 이상 벽에 부딪쳐 깨지는 좌절한 계란이 아닌 벽이 있다면 바윗돌을 들고 부딪치는 뜨거운 젊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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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