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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 취업난과 인문학 교육의 필요성

우리가 사는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변화무쌍한 날씨처럼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반복되는 듯이 보이는 현상도 자세히 살피면 똑같은 되풀이는 없다. 우리들의 ‘자아’ 또한 변함이 없는 것 같지만, 조금만 주의해 보면 몸과 마음의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의식은 이러한 존재와 세계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의식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고집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괴리로부터 많은 문제와 모순이 야기된다. 의식이 존재와 세계의 변화에서 괴리될수록 현실에 대처하는 자세는 적실성이 떨어지거나 수구적으로 된다. 그럴수록 현실에서는 고통과 갈등이 커지고, 생존력이 저하된다.

사람의 의식이 현실의 변화와 괴리될 때 나타나는 특징은 고정관념에 집착하면서 유연성을 잃는 것이다. 사람이 주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세계와 소통하는 일에 게으르면 유연성을 잃는다. 운동경기를 보더라도 자기중심을 놓치지 않고 선입견 없이 상대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부지런히 대처하는 선수가 유연하고 경기력도 뛰어나다. 자기중심이란 주체성으로 이기심과는 다른 것이다. 이기심은 자폐적인 성향을 갖기 때문에 도리어 자기중심을 흩뜨린다. 주체성을 뚜렷이 가지면서도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다른 존재와 세상을 향해 개방적으로 소통하는 사람이 현실 대처에서 가장 적실성이 높고 유연하다.

입시 위주 교육의 폐해겠지만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의식은 암기하고 있는 지식수준에 비해 객관적으로 현실을 인식하는 능력이나 유연성이 매우 낮다. 이기적 경쟁과 점수 따기 공부가 지배하는 교육환경에서 자란 탓에 고정관념의 틀을 벗어나기 힘들고, 현실변화를 시차 없이 소화할 개방적 소통력과 공생의 주체성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는 대학교육을 통해서도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비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세계화로 인해 그 변화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더욱 빨라지는 현실의 변화와 낮은 대처능력 사이의 괴리는 대졸 취업난, 나아가 대학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그 생래적 유연성과 생존력을 되찾아 주도록 대학교육을 혁신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학교육에서 철학을 위시해 인문학 교육 전반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고 확대할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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