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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신정아를 말하지 말자는 데도

또 신정아 얘기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신정아가 2007년 7월 4일에 광주비엔날레 예술 감독으로 임명되고, 닷새 후인 7월 9일에 가짜 박사 의혹이 터졌다. 그리고는 100일이 넘어가고 있다. 그 사건은 권력형 비리 여부의 문제로 귀착되어 법의 판단에 맡겨지고 이제 파도같이 밀려오는 다른 사건들에 묻혀갈 것이다. 죄를 묻고 그에 응당한 벌을 우리 공정한 사법부가 판단해 주는 것을 끝으로 해결될 것으로 간주하고 말이다.

소위 신정아 사건은 참으로 많은 쟁점을 불러일으켰다. 미디어 다음에서 ‘신정아’라는 검색어를 치자 1만1천여 건의 뉴스기사가 뜬다. 그 뉴스들의 카테고리 구분도 사회, 정치, 경제, 문화뿐만 아니라 방송, IT, 스포츠까지 망라되고, 사설 칼럼에서 다룬 경우도 4백 50여건이나 된다.
그 파장이 사회 전반으로 퍼져가며 그렇게 사회 각계에서 쟁점화 되었지만, 그러다보니 스캔들, 선정적 이야깃거리, 관음증으로까지 번지면서 이제는 이 사건의 교훈이 진정 무엇인지 혼란스럽게 되었다. 우리 사회가 운영되는 근본적인 방식을 점검하고 한 차례 성숙한 사회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던 가능성도 그렇게 희박해져갔다.

그것은 예술분야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신정아의 직업은 큐레이터였으며 그 전문성은 미술관의 학술 및 조사연구에 있다. 그것은 질적으로 공인된 박사학위과정을 충실히 받지 않으면 그 전문성을 갖추기 어려운 직업이다. 예술품을 다루지만 학문적 훈련이 없으면 전문성이 갖추어지지 않는데도, 그 직업을 예술가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인맥으로 관리했다면 우리는 그 전문성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우리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전문성을 무시하는 인력관리를 하면서 전문성의 질적 평가를 하는 역량을 키우지 못한 데 있다. 이 사회에서 학력, 학위에 그렇게 천착하는 것을 이참에 문제 삼아 논하는 사람도 많았다. 지금까지 학력이나 학위에 우리가 천착한 것은 진정 학력을 충실히 쌓았느냐, 그러기 위해서 공인된 학위과정을 심도 있게 거쳐서 그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었느냐를 문제 삼은 것이 아니고, 우리사회의 기본적인 운용방식인 인맥으로 연결하기 위한 단순도구로 주로 썼음을 말한다. 그러나 신정아의 실력이 진정 전문성이었을까? 인맥을 타면서 줄다리기하는 로비능력이었다면 큐레이터의 전문성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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