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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진정한 변화를 기대하며

주어진 기회를 잘 활용하고 자신의 능력을 한껏 발휘하여 사회에 보탬이 되는 가치를 창조함으로써 부를 얻게 된 사람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특검수사까지 이르게 된 삼성 사태를 바라보며, 존경받는 부자들이 적은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다.

총매출액 기준 국내 총생산(GDP)의 18%, 수출액 기준 21%에 해당할 만큼 삼성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그리고 삼성은 세계적 초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으며 이건희 회장은 세계적 부자의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런 위상에 걸맞지 않게 삼성은 경영권 승계나 지배구조 등과 같은 문제로 많은 비난을 받아 왔다. 삼성 에버랜드라는 비상장 가족회사를 통해 삼성생명을 지배하고, 삼성생명은 보험 계약자들의 돈을 통해 삼성 전체를 지배하는 순환 출자구조는 이건희 회장이 4% 지분으로 1백52조원에 달하는 삼성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황제경영체제를 가능하게 했다.

에버랜드 전환사채의 저가발행이라는 편법을 통해 이루어진 이재용 씨에게로의 경영권 세습 역시 삼성의 큰 허물로 지적되어 왔으며, 결국 특검의 수사대상이 되었다.

지난 주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퇴진을 포함해 그룹의 지배 및 경영구조 쇄신안을 내놓았다. 예상보다 강한 변화의 의지를 보인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미흡한 점도 적지 않다. 그동안 제기된 비리 혐의의 실체나 진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내용이 없고, 문제의 근원인 황제경영체제를 고치겠다는 의지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길을 찾으려고 애쓰는 선진국 기업들과는 달리 우리 재벌들은 아직도 창업주 일가의 기업지배권 강화에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서 한국 재벌의 원형이 됐던 일본 재벌의 경영이 오래 전부터 재벌가문이 아니라 전문 경영인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미쯔이 집안에서는 ‘가족은 절대로 기업경영에 참여해선 안된다’고 가헌(家憲)에 못박고 있다.

삼성의 쇄신은 이제부터가 실질적인 시작이다. 대한민국 영향력·신뢰도·대학생 선호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삼성, 초일류기업으로 칭송받고 누구나 그 일원이 되고 싶어 하는 삼성이 착시현상 때문이 아니라 삼성의 진정한 모습으로 자리잡길 기대한다.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든 시민들이 서로 도우며 선량하게 행동하는 것처럼 삼성과 그 경영자들 역시 선량한 시민으로서의 본분을 다해야 할 것이며, 우리 모두 감시를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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