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아우르는 말이 참 많다. 386세대, 신세대, 오렌지족, X세대, Y세대, Z세대 그리고 이젠 MZ세대라는 말까지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강의기술을 익히기도 쉽지 않은 일인데, 이젠 MZ세대의 사고를 알아야만 학생과 소통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소위, 노땅 아니면 꼰대 취급을 당한다. 그런데 다시금 MZ세대를 생각해본다. 인간의 역사에서 항상 젊은이는 기성세대와 갈등을 빚었다. 진위를 떠나 그리스 신전에 당시 젊은이의 행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낙서가 있다는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갈등이 있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 아닐까? 코로나19로 인해 우여곡절 끝에 개최된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우리 선수단은 단순한 경기 그 자체만이 아니라 경기에 임하는 태도를 통해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특히 MZ세대가 경기에 임하는 태도는 더 그랬다. 소위 ‘라떼’를 외치는 기성세대 시대에는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면 대통령 각하(?)께 감사를 드리는 것이 당연시됐었다. 금메달을 따지 못하고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딴 선수가 마치 전쟁에서 패한 병사처럼 고개를 들지 못하고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눈물과 함께 전하는 모습이
지난 7월 2일 우리나라가 이른바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 1964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설립 이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의 지위 변경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외교부는 이번 지위 변경을 “세계 10위 경제 규모와 P4G 정상회의 개최, G7 정상회의 참석 등 높아진 우리나라의 위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라 할 만하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특별공로자’ 약 380여 명을 우리나라로 데려오는 일명 미라클 작전으로 또다시 난민 수용 문제를 놓고 찬반양론이 불거졌다. 특별공로자는 우리 정부 활동을 도왔던 직원과 그 가족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명칭이 편견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의 이러한 정책은 특별한 공을 세우지 못하면 한국행을 택할 수 없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 그나마 난민들이 가까스로 한국 땅을 밟아도 편견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나라는 1992년 UN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및 ‘난민의 지위에 관한 의정서’에 가입한 이후 2013년에는 ‘난민법’을 시행하여 난민 신청을 받고 있다. 난민 신청을 받기 시작한 1994년부터 올해 3월까지의 누적 난민 신청자 수는 총 7만1천
권력에 빠져 부정을 일삼는 한때의 청춘들 청년층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 생각해보길 “누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 서울대를 상징하는 문구로 알려진, 정희성 시인이 재학 시절 쓴 시의 한 구절이다. 관악 캠퍼스 기공식에 맞춰 썼다는 이 시에 대해 정희성 시인은 “학생들이 이 시에서 자기가 몸담은 대학에 대한 긍지를 느끼는 것은 좋지만 자만심에 빠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대학신문’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 문구처럼 긍지를 갖고 나라의 미래를 고민하며 불의에 저항하는 청년들이 많았을 터이다. 그러나 이 청년들도 권력의 중심부인 정·관계에 진출하고 나면 자만심에 빠진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24일 부산대학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인 조민 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취소 예정처분 결정을 했다. 결정 이후 조국 전 장관은 자신의 SNS에 “아비로서 고통스럽습니다. 최종결정이 내려지기 전 예정된 청문절차에서 충실히 소명하겠습니다.”라고 썼다. 청문절차는 조 전 장관이 아니라 서른을 넘긴 조민 씨가 진행해야 할 일이다. 또, 입학취소를 결정한 이유는 제출 서류의 기재사항이 사실과 다른 경우 불합격 처리를 한다는 입학요강 때문이다
2020년 8월 무더운 여름날, 나는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를 시작했다. 때마침 직장을 찾고 있었고 처음에는 그저 높은 일당과 집과 가깝다는 이유로 만만하게 생각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했다. 그렇게 시작된 일자리가 8·15 광화문 집회부터 2, 3차 대유행, 추석, 크리스마스, 새해, 설날을 거쳐 4차 대유행의 중심인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일을 시작한 처음에는 다양한 감정들이 나를 찾아왔었다. 혹시 내가 감염될까, 민원인들의 기침과 재채기 하나에도 신경이 곤두섰다. 여름에 바람이 안 통하는 방호복을 입고 있으면 속옷까지 젖을 정도로 땀이 나고 아득해질 정도로 숨이 찬다. 장갑을 벗을 때면 땀이 뚝뚝 떨어졌고, 겨울에는 손과 발이 얼어서 구부려지지도 않을 정도로 가벼운 동상을 달고 살았다. 당연히 마스크 속 콧물이 흘러도 닦을 수가 없었다. 말 그대로 더우나 추우나 항상 밖에서 일을 했다. 그저 서러웠다. 더군다나 터무니없는 항의들로 직원들을 힘들게 하는 악성 민원인 응대라는 ‘감정 노동’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는 자부심이 있었다. 주변 지인들이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볼 때면 뿌듯하기도 했다. 또한 함께 일하는 직원분
학생 복지는 중요하다. ‘대학은 공부를 하는 곳인데 복지가 뭐가 중요하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복지와 공부는 서로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다. 많은 장서를 보유한 도서관, 넓고 쾌적한 강의실, 높은 사양의 컴퓨터가 배치된 PC실, 저렴하고 질 좋은 음식을 판매하는 학생식당처럼 학생을 위한 편의시설이 고루 갖춰질수록 학습 능률도 덩달아 오르기 마련이다. ‘계명정신과 봉사’라는 교양필수 과목에서 언급했듯, 우리학교가 캠퍼스 미관에 신경을 쓰는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학생복지시설은 학생들의 요구와 시대적 변화에 힘입어 양적·질적인 개선을 거듭해왔다. 2000년대 초에는 신바우어관이 완공됐고, 2010년대 들어서는 백은관 맞은편에 아람관이 신축됐다. 둘 다 학생식당과 동아리실 등이 위치한 학생복지시설이다. 동산도서관 또한 수차례의 개보수와 공간 조정 끝에 VR 체험존과 현대화된 열람실 등을 갖추며 ‘스마트 도서관’으로 탈바꿈했다. 그렇다면 옛날엔 어땠을까. ‘98년 9월 14일자 <계명대신문>에 실린 ‘학교 복지시설 이용에 불편 많아’라는 기사는 그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복지시설의 미비를 지적하고 있다. 기사는 “실질적으로 학생들이 느끼
오늘 추천드릴 책은 SF소설가 김초엽과 인권 변호사 김원영이 쓴 에세이집 ‘사이보그가 되다’(사계절 출판사, 2021)입니다. 책을 펴자마자 눈길을 끄는 대목이 나옵니다. 어느 날 어떤 자리에 초대 받은 김초엽은 자신을 ‘청각 장애를 극복’한 사람으로 소개하는 사회자를 만납니다. 김초엽은 포스텍에서 생화학을 전공한 연구자이자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등을 발표한 SF작가이고 또한 후천적 청각 장애인입니다. 실제로도 보청기를 착용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누군가를 이렇게 소개하는 것은 과연 적절한 것일까요?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안경을 착용하면서 ‘시각 장애를 극복하며’ 살고 있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유독 특정한 가시적 장애에 주목하는 문화나 태도가 씁쓸하게 느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장애인이 경험하는 불편이나 사회적 편견을 꼬집기보다는 오히려 장애인을 미래 사회적 가능성을 가진 존재로 그려냅니다. 장애인이야말로 갑작스런 재난이나 사고로 인해 첨단기술이나 의술을 가장 먼저 접하고, 휠체어, 안내견, 보청기, 의족과 한 몸이 되어 움직이는 ‘하이브리드 존재’라고 표현합니다. 이러한 잡종적인 정체성을 가진 하나의 사이보그로서의 장애인
한국의 민주주의는 사실상 민주주의의 정체 또는 퇴행이라고 볼 수 있는 위기 가능성의 징후가 많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낮은 신뢰도, 정체성이 없는 정당정치 등은 한국 정치의 낮은 제도화 수준을 반영하고 있다. 이처럼 민주주의 토대를 위한 사회적 기반의 붕괴와 민주주의 절차의 핵심인 정당체제의 역할이 실종된 한국의 정치 상황에서 국민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한국정치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함의를 제시하기 위해 다수결주의와 합의주의 정치모델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다수결주의는 말 그대로 다수의 뜻이 지배하는 정치원리를 의미한다. 이 원리는 다수를 점한 세력에게 정치권력을 집중시키는 것이며, 일사분란하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다수결주의는 다수를 점하는 정치세력이 권력을 독점하기 때문에 야당은 다음 선거에서 권력을 획득하기 전까지는 침묵해야 한다. 다수결주의는 이러한 면에서 매우 배타적이고 경쟁적이고 적대적이다. 다수결주의가 작동되는 가장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이다. 합의주의는 다수가 지배하는 정치원리라는 면에서는 다수결주의와 다를 바 없으나, 다수에 의한 지배를 최소한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고, 땅을 접어서 달리며, 심지어는 구름을 타고 오르는 ‘신묘한’ 전법을 쓰는 ‘백두혈통’이 북녘에 있다고 한다.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지만, 아무튼 그쪽에서는 그것이 진실로 통용된다고 한다. 그러나 남쪽에서는 조금 다른 맥락으로 들린다. 그 누구도 이것이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믿지 않아서다. 이 정도 수사에 넘어갈 만큼 우리 국민이 박약하지도 않거니와, 세대 전반에 걸친 민주주의의 경험이 개인에 대한 터무니 없는 우상화를 있는 힘껏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히려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런 황당무계한 주장은 유머의 일종으로 활용된다. 예컨대 북한곡 ‘장군님 축지법 쓰신다’는 교회 세습과 횡령을 일삼는 장로는 ‘장로님 에쿠스 타신다’로, 박근혜정부 시절 추진된 국정교과서 논란은 ‘대통령 교과서 쓰신다’로 비꼬는 식이었다. 그런데 우리 국민의 이런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태도와 달리, 국가는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들이 반세기 동안 설파해온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것인지 몰라도, 국민의 ‘저력’을 믿지 못하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지난달 경찰은 김일성의 항일투쟁기를 담은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를 출판한 출판
자격 있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실패의 기회’ 평범한 청년에게도 ‘패자부활전’을 제공하라 대구FC가 9경기 무패행진(6월 2일 기준)을 달리고 있다. 2002년 창단 이래 1부 리그 최고 성적을 거둘 기세다. 2018년 FA컵 우승 이후 대구FC에 대구시 예산 지원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사그라졌다. 시민들은 문을 연 축구전용구장과 좋은 성적에 열광했고, ‘우리 구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다. 대구FC는 애물단지였다. 대구시의회 회의록을 보면 ‘지원금이 많다’, ‘지속된 적자에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는 질타를 발견할 수 있다. 2013년 구단주였던 김범일 시장의 구단 운영 개입으로 단장이 사표를 던진 일도 있었다. 2014년 ‘축빠’로 알려진 권영진 시장 취임 이후 조광래 단장 체제가 들어섰다. 성적은 상승했고, 예산도 늘었다. 2017~18년 대구시 지원금은 69억 원이었으나, 2019년 약 96억 원, 2020년 91억 원이었다. 올해 본 예산은 70억 원으로 줄었으나,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고 추경 예산 가능성을 생각하면 적은 액수는 아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후보 바람도 거세다. 이준석 후보는 1985년생, 우리 나이로 37이다.
“우리학교에 캠퍼스가 몇 개지?” 문득 떠오른 이 질문이 학과 동기들과의 소소한 토론거리가 되었던 적이 있다. 우선 우리가 발붙이고 있는 성서캠퍼스가 있고, 과거에 본캠이었지만 현재는 미술대학만 남아있는 대명캠퍼스가 있다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했지만, 그밖에 다른 캠퍼스가 존재하는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확실하게 말하지 못했다. 사실 우리학교는 성서와 대명캠퍼스 외에도 세 곳의 캠퍼스가 더 있다. 대구동산병원이 위치한 동산캠퍼스, 달성군 유가읍에 터잡은 달성캠퍼스, 성서의 1.5배 규모에 이르는 칠곡캠퍼스가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동산캠퍼스를 제외하면 부지만 확보된 상태고, 구체적인 개발 계획이 확정된 것도 아닌 탓에 이들 캠퍼스에 대한 학생들의 인지도는 전무한 실정이다. 한때 성서캠퍼스도 허허벌판이던 시절이 있었다. ’98년 5월 18일자 <계명대신문>은 “81년부터 계속되는 이사, 언제 끝날지는 미지수”라는 기사를 통해 성서캠퍼스 이전 현황을 살핀 바 있다. 성서 이전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은 지난 1983년 1학기. 이전 초기 성서에 자리잡은 단과대학은 이공대(현재의 자연대)와 문과대학, 외국어대학(현재의 인문국제학대학)으로 총 세 곳이었다, 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