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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모든 존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들에게,  ‘어머니와 나’

 

오늘도 밥은 제때 먹었는지, 수업에서 ‘예시’를 들어 쉽게 설명했는지 물으시는 아빠께 툴툴거렸다. 당신 딸의 나이가 별로 실감나지 않으시는 눈치다. 사실, 저 안에 담긴 아빠의 마음을 모르지 않는다. 그래 놓고 돌아서서 후회하는 나 같은 학생들이 많으리라.

 

이 책은 어느 이름 모를 여사님의 일상 목소리를 기록한 것이다. 대화의 상대이자, 책의 저자인 김성우는 바로 그녀의 아들. 70대 초반쯤 되셨을 법한 여사님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상황-거창한 시대적 사건부터 천 원에 산 감자 이야기까지-에 대한 단상들을 꾸밈없는 잔잔한 언어로 들려준다. 그런데 책을 읽어가다 보면 모든 이야기가 편편이 분절된 것이 아닌, 세월만큼 깊어진 그녀의 너그러운 지혜로 꿰어졌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한 여인이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구술사이자 그녀의 에세이요, 삶에 대한 성찰을 담은 철학서인 것이다.

 

문학과 철학의 언어는 때로 우리에게 추상적으로 다가온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는 별 관련 없는, 재주 많은 이들의 영역인양 느껴지기도 한다. 리터러시 연구자로서 문자 자체에 대한 이해력을 넘어 삶이 스며있는 소통에 대해 이야기 해 온 저자는 “나의 어머니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철학하고 싶다.”라고 말한다. 그만큼 이 책은 누구나의 곁에 있는 평범한 사람의 삶을 쉽고 투명한 문장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그 어떤 독자들에게도 쉽게 가 닿을 것 같다. 

 

그는 어머니와의 대화에 애써 의미를 부여하려 한다거나 자신의 생각으로 재단하려 하지 않은 채, 그저 흘러가듯 자신이 지켜봐 온 어머니의 삶과 미처 몰랐던 이면을 곰곰이 떠올리며 그녀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그런 문장과 마음은 독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어, 각자의 처지에 따라 그녀의 성찰을 되새기며 묵상하게 만든다. 이토록 쉬운 말로도 진솔한 삶의 성찰을 담을 수 있음을 깨닫는다. 문학과 철학이 늘 우리 곁에 있음을 깨닫는다. 이렇게 한다면 언젠가 나도 우리 아빠의 지혜를 담은 책을 낼 수 있지 않을까 헛꿈도 꾸어 본다. 그래서 이 책은 지금 읽고 훗날 다시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다 읽은 뒤, 각자의 어머니, 아버지께도 선물해 드리면 더더욱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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