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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연극 알베르 까뮈의 <정의의 사람들>

“저마다 나름대로 정의를 위해 싸우는 거지. 우리가 각기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해. 그럴 수 있다면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옳아.” 까뮈의 <정의의 사람들>에 등장하는 아나키스트 테러단원 칼리아예프의 말이다. 그는 인생을 사랑하기 때문에 혁명에 가담했다. 시(詩)가 혁명적이라고 믿는 주인공이다. 하지만 강제수용소에서 탈옥한 그의 다른 동료 스테판은 오직 폭탄만이 혁명적이라고 강조한다. “나는 인생을 사랑하지 않아. 그보다 정의를 사랑해. 그건 인생 이상의 거야!”라고 스테판은 외친다. 총 5막으로 구성된 연극<정의의 사람들>은 첫 장면부터 칼리아예프와 스테판의 대결 구도로 시작된다. ‘반항하는 인간’을 중심으로 이념, 혁명, 예술 그리고 사랑과 죽음을 들춰내려는 연극이다. 

 

1949년 12월에 초연된 <정의의 사람들>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란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시 말하면, 폭력에 저항하는 수단으로 대응 폭력이 옳은 것인가란 의문을 제기하는 작품이다. 이러한 문제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를 때에 발생하는 갈등과 유사하다. 가령 칼리아예프는 1막에서 “우리는 누구도 살인하지 않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살인을 하는 거요. 우리는 이 세상에 죄 없는 사람들만 살게 하려고 범죄자가 되는 거요.”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폭군을 눈앞에 두고 망설이지 않을 거라고 다짐한 칼리아예프는 세르게이 대공이 탄 마차에 폭탄을 던지지 못한다. 대공의 마차에 어린 조카들이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상 못 한 일이었어... 아이들을 본 적이 있어? 팔에 힘이 빠지고, 다리가 떨렸어…. 바로 그 얼굴에다가 폭탄을 던져야 하는 거였어. 거기다 대고 정통으로,,, 아, 못해! 그렇게 할 수 없었어.” 칼리아예프가 마주한 것은 누구도 살인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살인을 해야 하는 부조리한 상황이었다. 

 

제명에서 보듯이 까뮈는 1905년 1월 22일 당시 제정러시아 수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펼쳐진 노동자들의 비폭력 시위에 시간적 배경에 맞추고 있다. 러시아 제국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알렉산드로비치 로마노프 황제의 무능과 겹치면서 유혈 진압과 가혹한 탄압으로 수천 명의 군중이 목숨을 잃은 대규모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같은 해 2월 17일에 세르게이 대공은 사회주의 혁명당 테러조직에 의해 폭탄 테러로 사망했다. 4막은 투옥된 칼리아예프를 면회한 대공비가 마차에 있던 조카 애들이 심성이 고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끔찍하게 싫어했음을 알려주며 참회하기를 제안한다. 어쩌면 까뮈는 이와 같은 장면을 통해 당시 억압하는 집단의 권력 관계를 비판하려는 의도였을까. 궁극적으로 ‘피의 일요일’은 1917년 러시아혁명을 추동케 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근래에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일련의 거리 집회와 진영 갈등의 양상을 접하면서 까뮈의 희곡이 현재를 인식하는 거울의 기능을 해주지 않을까하여 권해본다. 연극은 본질적으로 인간의 ‘행동’을 탐구하는 예술 활동이라 믿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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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