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5.4℃
  • 흐림강릉 10.4℃
  • 맑음서울 7.8℃
  • 구름많음대전 6.6℃
  • 흐림대구 10.7℃
  • 구름많음울산 9.4℃
  • 구름많음광주 11.2℃
  • 구름많음부산 10.1℃
  • 구름많음고창 5.5℃
  • 구름많음제주 13.9℃
  • 맑음강화 2.9℃
  • 구름많음보은 3.1℃
  • 흐림금산 3.6℃
  • 구름많음강진군 6.3℃
  • 흐림경주시 5.6℃
  • 구름조금거제 9.3℃
기상청 제공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제이컵 솔, ‘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해왔는가’

많은 사람들은 회계전문가들은 고리타분하며, 숫자에 집착하고 편협하다고 단정한다. 영화 ‘Untouchable’, ‘Schindler’s List’, 그리고 ‘Producers’에 나오는 회계담당자들은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있으며, 숫자가 빼곡한 회계장부를 목숨처럼 소중히 여긴다. 일본 드라마 ‘감사법인(監査法人)’에서는 공인회계사들이 똑같이 검은 정장을 입고 책상에 앉아 장부를 꼼꼼하게 들여다보며 계산기를 두드리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 자체는 매우 편협하다. 실제로 회계는 ‘형식보다는 실질(Substance over Form)’ 그리고 ‘중요성(Materiality)’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실질적인 내용을 살펴야 하며, 작은 숫자도 중요하지만 보다 전략적이고 큰 원칙을 중시하여야 한다고 가르친다. 이러한 회계의 원칙을 잘 파악한 인물과 그렇지 못한 인물들의 행적을 역사적으로 살펴보고, 그 영향을 설명한 책이 Jacob Soll이 지은 『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해왔는가』 (정해영 옮김)이다. 
 
“짐이 곧 국가”라고 큰 소리를 친 프랑스의 왕 루이14세는 원래 회계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회계기록이 치적 그리고 결점의 외적인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내용을 잘 설명한다는 것을 알게 된 왕은 회계를 멀리하게 되었고 프랑스 왕정의 재정이 악화되는 것을 감출 수 있었다. 로마의 위대한 황제인 아우구스투스가 경쟁자를 제쳐 권력을 잡고 유지하며 개혁을 실천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회계를 잘 이용한 그의 현명함이 있었다. 르네상스를 후원하고 교황과 황비를 여럿 배출한 메디치 가문은 혁신적인 사고방식으로 현대적인 금융시스템의 기초를 닦았다. 그런데, 가문의 수장들 중에서 회계를 잘 이해하고 이용한 지도자는 가문을 흥하게 하였지만, 회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멀리한 지도자는 가문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우리나라의 IMF사태와 2000년대 초기에 미국 Wall Street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인간의 탐욕이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불행한 사태를 막을 수 있었던 또는 그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었던 기회는 회계에 있었다. 지도자들이 회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거나 회계를 이용할 줄 몰랐기 때문에 또는 의도적으로 멀리 하였기 때문에 초래된 비극이었다.
 
이처럼 회계는 국가, 지방정부는 물론 사기업의 실질적인 내용을 잘 설명하고 지도자가 능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주고 그 결과를 검증하는 도구이다. 즉, 지도자가 자신의 행적을 책임지도록 하는 시스템이 회계인 것이다. 
회계는 무조건 어렵거나 일부 전공자만의 것이 아니다. 회계를 잘 이용한 지도자와 그렇지 못한 지도자의 차이를 역사적인 맥락에서 잘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을 회계를 전공하는 학생들은 물론 정치, 경제, 역사 등 다른 전공을 하는 모든 학생들이 한 번 쯤 읽기를 권한다. 또한 지도자의 업적을 선전한 대로 이해하기보다는 실질적인 내용에 따라 평가하려는 현대사회의 깨어있는 시민(citizen)이 되려는 학생들에게도 이 책을 권한다.
 

관련기사





[아름다운 문화유산] 대구시 동구 둔산동 옻골마을 대구시 동구 둔산동에 위치한 옻골마을은 자연생태, 사회생태, 인문생태를 완벽하게 갖춘 곳이다. 경주최씨의 종가가 살고 있는 이곳의 마을숲은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비보숲이다. 비보는 부족한 곳을 보완하는 신라 말 도선 풍수이자 중국과 다른 우리나라 풍수의 중요한 특징이다. 마을에서 유일하게 비어 있는 남쪽에 느티나무를 심어서 마을의 숲을 만든 것은 밖에서 들어오는 좋지 못한 기운과 홍수를 막기 위해서다. 3백 살의 느티나무가 모여 사는 마을숲은 아주 아름답다. 숲과 더불어 조성한 연못은 홍수를 막는 기능과 더불어 성리학자의 정신을 담고 있다. 성리학자들은 중국 북송시대 주돈이의 「애련설(愛蓮說)」에 따라 진흙에 더렵혀지지 않은 연꽃을 닮기 연못에 심었다. 마을숲을 지나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는 두 그루의 회화나무는 성리학의 상징나무다. 회화나무는 학자수라 부른다. 중국 주나라 때 삼공이 천자를 만날 때 이 나무 아래에서 기다렸고, 선비의 무덤에 이 나무를 심었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그래서 옻골처럼 조선의 성리학자와 관련한 공간에는 거의 예외 없이 회화나무를 만날 수 있다. 회화나무를 지나 아름다운 토석담을 즐기면서 걷다보면 마을의 끝자락에 위치한 백불고택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