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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알랭 드 보통,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유난히 덥고 힘들었던 이번 여름에 스포츠 경기를 통해 자신을 새롭게 하는 극력들을 보여준 젊은이들의 이미지와 말이 큰 위로가 되었다. 이들 젊은이 중에는 그 세계의 상식으로는 늦다는 나이에 좌절과 재활의 과정을 거친 선수들도 있어서 의의가 크다. 깊이 각인된 말로는 “태고의 힘(홍황지력[洪荒之力] 중국의 푸위안후이 수영선수의 말) 까지 다 써버렸다”며 개인 노력의 역사성을 시사하며 상위의 메달보다 자기 한계를 넘었기에 기뻐하는 한편 자기변혁을 위한 다음 단계를 기약하는 정신이 한 학기 동안 여운을 줄 것 같다. 그러한 경지에 이르는 다양한 경로 중 독서를 고려하여, 2016년 가을의 문턱에서 우리 학부생들이 타인의 사상과 세계를 읽으면서 자신을 성찰하고 세상에 나아가 대응할 힘을 기르는 훈련을 활발히 하기 바라는 마음이다. 이에 독서에 대한 독서로서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알랭 드 보통, 1997/2015)을 권한다.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은 프랑스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생애와 작품을 안내하면서 그에 대한 비평, 저자인 알랭 보통이 알고 있는 갖가지 관련 지식, 독자가 자기 자신을 꾸려 갈 수 있는 방법 등 여러 겹으로 직조해준다. 프루스트의 인생과 작품을 일견하면서 알랭 보통의 독서, 시간, 감정 표현, 좋은 친구, 각성, 사랑과 행복에 대한 지식과 생각들, 아울러 독자가 자신의 삶을 되짚고 다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는 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즉 “현실에서 모든 독자는,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그 자신의 독자이다. 저자의 작품은 만약 그 책이 아니었으면 독자가 결코 혼자서는 경험하지 못했을 어떤 것을 스스로 식별하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시력 보조 장치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책이 말하는 바를 독자가 자기 속에서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이 책의 진실성에 대한 증명이다” (33쪽).
프루스트의 저작들을 읽으면서 그가 문화와 시간을 초월해 우리에게 어떤 시간과 길로 안내하는지 직접 체험하기 위해서는 매우 지난한 노력이 필요하므로 알랭 보통의 해석과 안내는 우리가 프루스트의 일상과 철학의 일부를 단시간에 맛보고 독자 자신을 다르게 변화시킬 도리를 마련해 보는 데 유용하다. 처음에는 다소 힘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알랭 보통의 글쓰기에 차츰 적응하면 각 주제별로 학생들이 경험하고 있는 바가 인간 보편되게 일어날 수 있는 바이기도 하고 자신만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보면서 학생 고유의 일상을 조금 다르게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알랭 보통이 현학되게 보여주는 여러 지식들이 이 책을 어렵다고 느끼게 하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이럴 때는 읽기를 잠시 멈추고 종이로 되었던 인터넷을 통해서건 백과사전을 뒤적여가며 읽는다면 새로운 여러 가지를 알게 되는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후일 읽어 볼 독서목록을 작성해 보기를 바란다.
스포일러가 아니라 동기유발이 되기를 바라면서 독서가 주는 하나의 효과를 알랭 보통이 프루스트를 해석한 바를 통해 엿보면, “일단 우리가 그 책을 덮고 우리 자신의 삶을 재개할 때가 되면, 혹시 저자가 우리와 함께 있었더라면 분명히 반응했을 법한 바로 그런 것들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정신은 마치 의식 속을 떠돌아다니는 특정한 대상을 잡아내기 위해서 주파수가 새로 맞춰진 레이더가 된다....”(38쪽). 그 외 프루스트로서는 서툴렀던 점들을 알랭 보통이 비평하며 독자가 달리 해 보도록 여러 가지로 조언한다. 궁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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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