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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할레드 호세이니, ‘연을 쫓는 아이’

제가 추천하는 『연을 쫓는 아이』는 아프가니스탄 태생의 미국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가 쓴 첫 번째 장편소설입니다.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됐지만 책이 훨씬 매력적입니다.

세계문학을 고를 때나 추천할 때면 늘 보편성과 특수성을 동시에 갖춘 문학을 권해 주곤 합니다. 『연을 쫓는 아이』는 서술자이자 주인공인 아미르의 성장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보편성을, 아프가니스탄의 전통놀이인 연날리기의 아름다움과 아프가니스탄이 처한 상황 때문에 유년기를 빼앗겨버린 아이들의 비극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특수성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읽고 나면 아미르가 어린 시절 저지른 과오에 대한 용서를 비는 과정에도 공감하게 되지만, 뉴스에서 수없이 접했음에도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아프가니스탄의 특수한 상황과 그곳의 아이들에 대해서 가슴이 시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그곳의 특수한 상황을 세계 곳곳에 전해주고 이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것이야말로 바로 문학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을 쫓는 아이』의 전반부는 연날리기 대회와 아프가니스탄의 계급제도로 인해 신분이 다른 파쉬툰인 아미르와 하자라인 하산 사이의 우정이 주요 내용입니다. 그들의 유년시절을 아름다움으로 물들이는 것은 바로 연날리기 대회입니다. 이 대회는 상대의 연을 모두 끊어 내고 마지막으로 맞붙은 상대의 끊어진 연을 찾아와야만 우승자로 인정받습니다. “도련님을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그렇게 할게요.”라며 끊어진 연을 쫓아가던 하산은 아세프 일당에게 성폭행 당하고 아미르가 그 장면을 목격합니다. 그러나 아미르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돌아서고 맙니다. 이 사건은 아미르에게 죄의식으로 남습니다. 『연을 쫓는 아이』의 후반부는 아프가니스탄 아이들이 유년기를 빼앗기게 되는 과정과 아미르가 하산에게 저지른 죄를 속죄하는 과정으로 채워집니다. 『연을 쫓는 아이』를 읽는 팁은 이처럼 아미르의 성장과정이라는 보편적인 주제와 함께 그 속에 녹아 있는 전통놀이인 연날리기라든가 탈레반 정권과 미국과의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아프가니스탄의 특수한 상황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9·11테러로 미국이 감행한 아프가니스탄의 공격과 아프가니스탄 내부에서 탈레반 정권의 통치로 인해 고통 받는 어린 시절을 보낸 아이들에게 ‘유년기가 없다’는 것이 얼마나 절망적일 수 있는가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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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