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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간디에게 ‘인간의 조건’을 묻다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부실화로 촉발되었던 세계 경제침체가 끝없이 이어져가고 있다. 미국을 선두로 하는 세계 경제 강국들은 금융권의 부실을 막고 경제성장을 견인해 보고자 무한정 양적완화라는 방식으로 돈을 찍어 시장에 공급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실물 경제는 침체일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에서 찍어낸 돈은 자국의 경제에 투입되지 못하고 엉뚱하게 개도국으로 흘러가 개도국들에 거품을 만들고 물가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개도국의 경제 사정까지 위협해가고 있다. 이런 답답한 경제침체의 지속은 일본의 아베정권의 등장에서 보듯이, 과거 높은 경제성장 시대에 대한 향수로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극우정권의 도래가 우려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대외 경제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탓도 있어서 이러한 세계 경제와 정치의 영향을 더욱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돌이켜보는 것만도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지난 MB정권의 탄생도 참여정부 하에서 이룩한 연 4%정도의 낮은 경제성장에 갑갑증을 느낀 국민들의 도발적 선택의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MB정권을 대표하는 공약이 747(연 7% 경제성장, 국민소득 4만 불, 세계 7대 경제 강국)이었고, 그들은 자신들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수출 대기업에게 유리한 고환율정책과 4대강 사업으로 대표되는 각종 개발 사업을 총동원해 보았지만 그 결과는 연 3%내외라는 유례없는 저성장에 머물렀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세계경제에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적표는 세계 경제상황에 종속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현 정권도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달성하자는 구호로 고도성장의 기치를 내걸고 있지만 금년도 경제성장 목표를 2.3%로 하향 조정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의 세계 경제 상황 하에서 과거 70-80년대와 같은 고도성장의 달성은 불가능한 문제이다. 지구환경과 인류의 공존을 고려하면 과거의 고도경제성장의 시대가 다시 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도 않다.

이제부터 미래를 살아갈 젊은이들은 인간 삶의 질은 뒷전에 둔 채로 세계 경제 주도권 싸움에 함몰되어 타국의 희생 위에서 자국의 경제 패권 추구에 몰입해온 기성세대의 삶의 방식을 과감하게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지구상의 다양한 생명체와 공생하고, 지구의 자원과 에너지를 고려한 절제된 경제생활로 전 세계 인류가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오래 전에 이러한 고민을 깊이 한 사람이 마하트마 간디였다. 그는 인도의 바람직한 미래로, 그저 영국으로부터 정치적 독립을 쟁취한 인도가 아니라 후진국의 희생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서구의 자본주의 경제체제로부터 독립한 인도의 모습을 간구하였다. 독립국 인도가 서구 경제체제를 답습하여 영국이 인도에 한 것처럼 훗날 인도가 다른 나라를 착취하는 행위를 되풀이하는 길을 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간디는 식민지 치하에서 고통 받는 자국의 독립을 위해 온갖 고통을 감수하며 투쟁하던 와중에도 세계가 공생 공존하는 미래를 꿈꾸었던 것이다. 이러한 정신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21세기가 원하는 진정한『인간의 조건』이다.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녹색평론사, 2006)”를 통해 간디에게 멘토를 청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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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