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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인간의 위대한 스승들


타이완 신쥬시의 국립칭화대학에서 공부할 때의 일이다. 2003년 9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가을 더위만큼이나 신기했던 것은 교내를 유유자적하고 있던 견공(犬公)들의 존재였다. 특별히 누군가가 돌보거나 키우고 있는 것 같지 않은 개들이 교내를 어슬렁거리고 있었는데 개들 만큼이나 기이하게 여겨졌던 것은 그 누구도 이들의 존재를 꺼리거나 해치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이들은 어떻게 학교 내에 거주하게 되었을까?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이 유기견으로 살 곳을 찾아 이곳까지 흘러들어오게 된 것이라고 했다. “학생들이 싫어하지 않아?”라고 묻자 질문을 받은 친구는 도리어 의외라는 듯 되물었다. “왜? 다들 착한데.” 그렇게 학교 구성원과 유기견은 평화롭게 하나의 공간을 공유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 평화로운 공존을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혹시나 했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한 학생이 교내에 있던 개에게 물리는 사고를 당한 것이다. 이에 학교 본부에서는 개들을 모두 학교에서 쫓아내기로 결정하였다. 심각한 상해를 입은 것은 아니었지만 학생의 안전을 무엇보다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학교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학교의 결정이 알려지자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학교의 결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타나 많은 호응을 얻게 되었다. “물의를 일으킨 것은 한 마리의 개인데 학교에 살고 있는 모든 개들이 관련 기관에 넘겨지고 죽임을 당하게 방치할 수 없다”, “지금 학교에 필요한 것은 교내에 있는 개들을 관리하는 효과적인 시스템이다. 이러한 관리 시스템을 통하여 동일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와 같은 요지의 의견들이었다. 이러한 의견들은 학교 메일로 학교 구성원들 모두에게 전달되었고 공감을 표하는 수많은 답신들이 뒤를 이었다.

그 후 학교에는 목띠를 두른 개들이 활보하게 되었다. 목띠는 건강검진을 통과하고 예방접종을 받은 개라는 표식이었다. 불행한 사고를 일으켰던 개는 학교로부터 격리되었다. 그러나 나머지 개들은 학교에 남았다. 그 뿐 아니라 음식과 위생, 의료와 같은 복지혜택도 함께 누리게 되었다. 학교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동물과 공존하기로 선택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인간과 동물 간의 갈등과 충돌이 종종 발생한다. 그리고 우리는 “살처분”이라는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을 채택하곤 한다. 인간은 지구상의 무엇보다 중요한 생명체이며 동물은 인간보다 하등한 존재라는 생각이 이러한 결정을 지지하고 있으리라 여겨진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인간의 위대한 스승들>(바이북스, 2009)을 추천하고 싶다. 우리는 스스로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는 과오를 저지르고는 한다.

동물을 인간에 비해 하등한 생명체라고 여기는 것은 그들의 사고가 우리의 이성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 책은 서로 다른 궤도를 돌고 있는 인간과 동물의 생각이 접점을 이루는 순간에 대한 기록이다. 이 책을 통해 지구라는 공간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생명체 간의 간격이 좁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하여 우리 나름의 생각으로 다른 생물체의 생명을 손쉽게 소멸시키는 선택을 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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