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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경험과학이 재조명한 고대의 지혜

Jonathan Haidt,『행복의 가설』에 대한 서평

우리는 가끔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믿고, 가끔은 누구보다 불행하다고 믿는다. 이런 종잡을 수 없는 마음은 우리 대부분의 보편적 상태이니 너무 자신을 자책하지마라. 하지만 인간적인 약점을 조금이나마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면 행복의 가설이라는 책을 권한다. 가끔은 무수한 편견과 얼토당토않은 판단주의에 지칠 때 이 책을 펼치길 바란다. 나 자신이 당위적 판단에 빠져 다른 이를 힘들게 할지도 모른다고 현명한 자각을 한 이들에게도 이 책을 권한다. 석가모니, 공자 등에서 우리는 주옥같은 글귀를 읽지만 그 말이 얼마나 경험적 타당성을 지니고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냥 위대한 성인의 말씀이라 생각하고 당연히 따라야 한다는 당위적 결론에 머무른다. 하지만 이들의 가르침은 인간의 인간적인 약점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자각한다면 훨씬 그 내용을 깊이 있게 음미할 수 있다. 행복의 가설에서 저자는 바로 위대한 성인들의 말씀을 심리학과 인지과학 등 현대사회과학의 성과를 통해 재정립하고 있다. 인간의 마음을 코끼리와 기수로 은유하면서 시작하는 이 글에서 우리는 행복을 추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우리의 인간적인 약점을 발견하게 된다. 부정성에 대한 편향, 자기위주의 사고, 지겨움 등 인간적인 약점들은 우리가 인생의 여정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방해한다. 이런 인간적인 약점에 대해 우리가 충분히 인식할 경우 위대한 말씀들이 새롭게 새록새록 이해가 된다. 저자는 심리학에 대한 자신의 통찰을 바탕으로 성인의 위대한 가르침이 인간적인 약점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에 바탕하고 있다는 사실을 흥미진진하게 전개하고 있다. 사회과학은 멀리 있는 학문이 아니다. 길을 걷는 보행자의 모습, 도로 위를 달리는 운전자의 행태, 지하철에서 승객이 내리기 전에 급하게 올라타는 우리의 행동 등에 사회과학이 있다. 일상 속 우리의 모습에 보편적 법칙이 숨겨져 있다. 일상 속에 평범해 보이는 감정의 변화에 보편적인 법칙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는 위대한 성인의 말씀이 형이상학적 상상력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인간적 현실에 대한 깊이 있는 관찰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행복하고자 한다면, 좀 더 현명해지고자 한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마음의 코끼리를 바꿀 순 없지만 조종할 수 있는 지혜를 조금이나마 얻을 수 있다. 사실 진화를 통해 형성된 마음의 습관을 변경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단지 다스릴 수 있을 뿐이다. 법구경에서 말하고 있듯이 그냥 손에 무작정 고삐만 쥐고 있는 자는 진정한 기수가 아니다. 고삐로 코끼리를 멈추는 자가 진정한 기수이다. 아마도 지금까지 현대사회과학은 코끼리의 위력을 과소평가했다. 이 책을 통해 코끼리의 모습이 어떤지 그리고 기수의 약점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기회를 가지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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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