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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삶이라는 여행의 동반자


삶의 과정에서 우리는 다양한 경험들을 하게 되고, 종종 타인의 차이를 가로질러 보편적으로 말을 걸어야 하는 순간들에 직면한다. 이러한 순간에 시를 통해 삶을 성찰하고 사유하며, 위로 받고 감동하는 것은 어떨까. 이를 기대하며 “인간과 인간의 삶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행위”를 시로 담고자 했던 시인의 시집 『여행』을 소개하고자 한다. 깊어 가는 가을, 그의 시선을 따라가며 삶의 의미를 한번 곱씹어 보자.

『여행』은 등단 40년이 된 것을 스스로 기념하고자 펴낸 정호승 시인의 열한 번째 시집이다. 곽재구 시인은 시집을 읽는 동안 “시 속에 눈이 오고 바람이 불고 울고 있는 별들의 목소리가 들렸다.”고 하였다. 이 시집에서 시인은 변함없이 맑고 투명한 언어로 인간 존재와 삶에 대한 깊은 반성과 고뇌가 깃든 성찰의 세계를 보여준다. 시집의 가장 첫머리에 자리 잡아 여행을 떠나는 출발점이 되고 있으며,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여행」이라는 시를 인용해 본다.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사람의 마음뿐이다
아직도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의 오지뿐이다
그러니 사랑하는 이여 떠나라
떠나서 돌아오지 마라
설산의 창공을 나는 독수리들이
유유히 나의 심장을 쪼아 먹을 때까지
쪼아 먹힌 나의 심장이 먼지가 되어
바람에 흩날릴 때까지
돌아오지 마라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사람의 마음의 설산뿐이다

시인 정호승은 1950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 대구로 이사하여 성장기를 보냈다. 그는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석굴암을 오르는 영희」가 당선되고,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첨성대」가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또, 1982년에는 단편소설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기도 하였다. 그는 7,80년대와 90년대 시단을 관통하는 독자적인 색깔을 지닌 시인이다. 그러나 대중이 그를 기억하는 것은 아마도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창비, 1997),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열림원, 1998)라는 두 권의 스테디셀러 덕분일 것이다. 그는 일상적 소재를 통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메시지를 창조해내며 궁핍한 시대의 비교적 덜 궁핍한 시인으로 독자와 현재까지 소통을 계속하고 있다.

시인은 우리에게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사람의 마음뿐”이라고 한다. 흔히 여행이란 떠남과 돌아옴을 운용 원리로 삼지만 그의 여행은 돌아옴을 특별히 염두에 두지 않는다. 그의 여행은 떠남과 비움을 통해 가벼워지고자 한다. 시의 눈으로 세상과 인생을 바라보고자 하는 시집에 담긴 적지 않은 시편들을 통해 마음의 “오지”와 “설산”에 닿는다면, 이 시집이 삶이라는 여행길에서 의미 있는 동반자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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