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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내 맘의 둥지’를 찾아서


오후에 연구실에서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 있다. 나른한 오후이기도 하고 뭔가를 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충분한 마음의 평안을 구하는 시간이다. 나의 이런 마음에 흐르는 음악은 얼마 전 지인이 소속된 단체에서 연주한 곡이다. 그 지인과는 독일 유학시절 알게 된 오래된 후배다. 대구에서 공연한다고 해서 오랜만에 얼굴이나 볼까하면서 간 음악회에서 단지 후배의 얼굴이 아니라 내 마음의 정화를 얻었다. 마치 그 연주회 속에서 그 후배의 인생을 보는 것 같아서.

원래 음악을 좋아하고 즐겨 듣는 성향이라 음악에 대해서는 남다른 애착이 있다. 작곡가, 연주가 등을 구별해 같은 곡을 몇 번씩 듣기도 하고 작곡가와 연주가의 일대기를 책을 통해 찾기도 한다. 언젠가는 지휘자 니키쉬와 칼 뵘이 법학을 전공했다고 해서 그분들의 박사학위논문을 도서관에서 찾아 복사하기도 했다.

또 특정한 곡에 대해서는 어느 연주가가 좋다는 식의 풍문으로 특정 연주가의 음반을 찾아 헤매면서 음반수집에 심취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베토벤 운명교향곡은 에리히 클라이버와 그 아들 카를로스 클라이버의 연주를, 모차르트의 피아노곡은 브렌델이나 우시다의 연주를 들었고 바흐나 그 이전의 고음악은 고음악 단체의 원전악기 연주를 통해 듣기도 했다. 오페라를 볼 땐 주인공의 연기와 노래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뭔가 의문이 생겼다. 그 연주는 그 사람만의 연주가 아니라 참가한 모든 사람의 공연인데.

오늘 소개하는 음반은 이런 의미에서 나에게 소중한 음반이다. 이 음반은 ‘내 맘의 둥지’이다. 피아노나 바이올린, 첼로를 전공해 다른 분들의 연주를 위해 반주를 해주는 분들의 모임인 한국반주자연협회에서 나온 음반이다. 반주자, 그들은 비록 주목을 받지는 못하는 입장이지만 훌륭한 연주를 위해서는 결코 없어서는 안 되는 소금과 같은 존재들이다. 이 음반은 생의 소금과 같은 그들이 자신들의 모임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시대의 화두인 가족의 화목과 평화를 위해 치유를 제공한다.

이 음반에 수록된 곡의 대부분을 작곡한 정애련 씨는 이태리에서 공부를 하고 독일에서 많은 활동을 했지만 이 음반의 곡들에서는 한국적 정서를 충분히 녹여 마치 평화롭고 화목한 성가정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만들어 준다. 또한 바리톤 송기창 씨의 경우 중압감이 아닌 편안함 그대로의 소리와 우리의 정서 속에 깊이 들어와 우리를 동화시키고 있고 우리 학교의 교수이신 소프라노 강혜정 선생님의 경우 그 특유의 청아하고 아름다운 소리로 우리의 인생을 깊이 생각하게 해준다.

봄이다. 이 따스한 봄날에 가족의 평화와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이 음반의 노래들을 마음속 깊이 소장해보는 것은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에 새로운 사랑이 움트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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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