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12.8℃
  • 맑음강릉 15.9℃
  • 구름많음서울 17.1℃
  • 구름많음대전 15.9℃
  • 구름많음대구 16.5℃
  • 구름많음울산 17.6℃
  • 맑음광주 17.6℃
  • 구름많음부산 20.6℃
  • 맑음고창 13.4℃
  • 구름많음제주 20.3℃
  • 맑음강화 13.6℃
  • 구름많음보은 12.0℃
  • 구름많음금산 13.0℃
  • 맑음강진군 14.8℃
  • 구름많음경주시 15.5℃
  • 구름많음거제 18.4℃
기상청 제공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예언자

누구에게나 가슴 쿵쾅거리는 젊은 시절이 있고, 설렘과 동시에 아픔이 가득한 그 시절에는 영혼을 밝혀주는 만남들도 가끔 있다. 필자의 경우 대학 2학년 교육학 수업시간에 만난 칼릴 지브란의 세계가 그런 것이었다.

“사랑이 너희를 손짓하거든 따르라, 비록 그 길이 어렵고 험할지라도/ 사랑의 날개가 너희를 품거든 그가 하는 대로 내맡겨라, 비록 그 깃 속에 숨겨진 칼이 너희를 찌를지라도.” 지브란의 이 가르침은 그 시절 나의 이데아가 되었다. 사랑은 고귀한 것이지만 두려운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용기가 필요하다. 물론 지브란이 말하는 사랑은 흔히 말하는 사랑타령, 즉 밀고 당기기로 점철된 허무한 사랑이 아니다. 아울러 그것은 상대방을 소유하고 거기에 안주하는 안일한 사랑도 아니다.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얽어매지는 말라/ 그보다도 두 사람의 혼과 혼 사이에 바닷물이 출렁이게 하여라.../ 함께 서 있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이 서로 떨어져 있듯이, 참나무와 사이프러스 나무도 서로의 그늘 아래서는 자라지 못하는 법이다.” 예언자들의 땅 레바논에서 태어나 신과 자연과 영혼의 자유를 마음껏 노래한 칼릴 지브란Kahlil Gibran. 1883~1931)이 15년이란 긴 시간을 바쳐 완성했다는 산문시집 『예언자』에는 이처럼 사랑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우정, 결혼, 죄와 벌, 선과 악, 먹고 마심, 가르침, 고통, 기도 등에 관한 빛나는 통찰이 가득 담겨져 있다. 그는 아랍인이었지만 그가 빚어낸 문장들 속에는 지역과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적인 진리가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최근에 『예언자』를 다시 읽어보니 이전에는 미처 몰랐던 것이 새롭게 다가왔다. ‘기도에 대하여’의 한 대목을 보자.“기도는 너희 자신을 생명 가득한 하늘 속에 활짝 펼치는 것이 아니냐.../ 너희가 기도할 때는 일어나서 바로 그 시각에 기도하는 이들, 기도 속에서가 아니고는 만날 수 없는 그들을 공중에서 만나도록 하라.” 이것을 달리 말하면, 기도는 ‘보이지 않는 성전’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그곳에는 오직 ‘황홀한 기쁨과 꿀 같은 하나됨’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무엇을 구한다거나 심지어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헛된 짓이다. 그 ‘하나됨’이란 물론 신과 나의 일대일 만남을 뜻할 것이다. 내가 만나는 이 신은 언젠가는 올 신, 불완전한 신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바로 여기서 나와 함께 살아 숨 쉬는 완전한 신이다. 그야말로 백 퍼센트의 만남이고, 그것은 모든 만남 중에 가장 뛰어난, 완전한 만남이리라. 삶의 완전성 혹은 깨달음을 찾는 이들이여, 칼릴 지브란을 읽어보시라! (『예언자』의 한국어 번역본은 매우 많은데, 그 중에서 핵심을 잃지 않은 것은 필자가 알기로는 함석헌 선생의 번역뿐이다.)

관련기사





[가까운AI] 의용공학, AI와 사람 사이를 잇다 몇 년 전만 해도 의용공학과 학생이 바이오데이터를 분석하려면 프로그래밍 언어부터 익혀야 했다. ECG나 EEG 데이터를 불러오고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작성하다 보면 사소한 오류 하나를 찾는데 꽤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요즘은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 AI에게 코드의 오류를 물어보기도 하고, 분석 방법을 함께 고민하기도 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논문을 읽거나 새로운 의료기기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때도 AI를 자연스럽게 활용한다. 의용공학은 원래부터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분야다. 의학과 공학의 경계에서 출발한 학문인 만큼 인공지능과 만나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최근의 변화는 조금 특별하다. AI가 단 순히 하나의 새로운 기술로 추가되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고 연구하는 방법 자체를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 의용공학 수업에 들어온 AI 의용공학에서 다루는 데이터는 매우 다양하다. EMG와 EOG 같은 생체신호가 있고, 엑스레이나 CT와 같은 의료영상도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워치나 웨어러블 센서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얻는 데이터도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데이터에서 사람의 눈으로 발견하기 어려운 특징을 찾는 일은 AI가 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