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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셰익스피어의 낭만극 ‘겨울이야기’ (The Winter’s Tale)

2016년은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지난 2014년에 탄생 450주년을 기념하면서 다수의 작품들이 소개되더니 올해에도 셰익스피어의 여러 공연들이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 1월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 <겨울이야기>는 이런 분위기를 띄우는 첫 작품인 셈이다. 셰익스피어의 후기작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시칠리아의 왕 레온테스가 근거 없는 의심과 질투를 하면서 왕비 헤르미오네와 자식을 잃게 되지만, 진실한 참회를 통해 죽었다고 생각한 왕비와 딸 페르디타와 재회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전반부는 겨울을 배경으로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루지만 후반부의 계절은 봄이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마치 셰익스피어의 비극 <오셀로>와 로맨스극으로 분류되는 <템페스트>가 혼합된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 중에서 덜 알려진 <겨울이야기>이지만, 국립극단의 초청으로 연출을 맡은 헝가리 출신의 로버트 알폴디가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색다른 무대를 보여주었다.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을 가득 채운 높이 7미터와 폭 10미터의 황동색의 배경판을 활용하여 펜트하우스의 공간과 폐쇄된 지하철의 장소를 설정하면서 무대의 시청각적 표현을 확장시켰다. 아역배우를 등장시켜 전반부와 후반부의 16년이라는 시간의 간극을 설명하도록 조치한 방식도 효과적이었으며, 그리움을 참지 못한 레온테스가 망치로 유리를 깨어버렸을 때에 수조 속의 왕비 헤르미오네 동상이 걸어나오는 모습 또한 현장예술로서의 연극적 매력을 한껏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깨어진 강화유리의 알갱이들이 수조의 물에 의해 무대 사방으로 쓸려가는 장면을 보면서, 아마도 관객들은 영화가 상상한 것을 보여준다면 연극은 상상하도록 자극하는 예술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사실 <겨울이야기>를 추천하게 된 이유는 우리학교 출신의 연극전공자 김동훈(2012년 졸업)이 보헤미아의 왕자 플로리젤의 역할을 맡아 주인공의 면모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아직은 확정된 게 아니지만 재공연된다는 얘기가 들린다. 기회가 된다면 여러분도 관람하기를 바란다. 이번 기회에 <겨울이야기>를 직접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아니면 셰익스피어의 다른 희곡이라도 펼쳐보면 좋겠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극작가들이 발표한 희곡작품도 괜찮을 것이다. 지시문과 대화체로 구성된 희곡을 통해 여러분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강화될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개인과 군상들의 성격과 행동과 갈등을 이해하게 되는 보너스도 얻게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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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