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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죽은 시인의 사회

- 카르페 디엠(Carpe Diem)의 의미

곧 개학이다. 이 맘 때가 되면 늘 방학 동안 무엇을 했는지, 이번 학기는 어떻게 해야 할지 등 여러 생각들로 머리가 아프다.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라도 의미 있게 보내려고 하니 마음이 조급해지기까지 한다. 이럴 때마다 내 마음을 다잡게 하는 영화가 있다. 오래전, 그리고 너무 유명해 누구나 한번쯤은 봤을 영화, 바로 <죽은 시인의 사회>이다.

1990년에 개봉된 이 영화는 1950년대 미국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웰튼 명문사립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이곳에 영어교사로 새로 부임한 키팅 선생으로 인해 학생들은 기존의 억압된 교육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움에 당황해 하면서도 그의 말에 신선함마저 느낀다. 그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 미래가 아닌 현실을 직시하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라고 한다. 부모나 사회가 원하는 삶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여 그 길을 자신 있게 걸어가라고 말한다. 학생들은 이러한 선생의 가르침에 과거 있었던 ‘죽은 시인의 사회’를 비밀리에 다시 만들어 조금의 일탈을 경험하며 서서히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영화는 한 학생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키팅 선생에게 전가시켜 교단에서 물러나게 함으로써 이러한 교육이 현실에 받아들여지지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며 오늘날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만 아버지의 강압에도 자신의 꿈인 연극을 포기할 수 없어 자살을 선택한 닐, 마지막 가는 키팅 선생을 향해 캡틴이라고 부르며 그의 가르침을 잊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학생들의 모습은 결국 그들이 바라는 교육이 여기에 있음을 환기시켜 준다.

여러분들은 어떤 삶을 살고자 하는가? 부모나 사회가 원하는, 즉 타인의 인정을 받는 삶을 살고자 하는가, 아니면 자신의 독특함을 믿고 나만의 길을 걸어가는 삶을 살고자 하는가. 흔히 대학이 취업 학원으로 전락했다지만 여전히 삶의 진지한 성찰이 살아있는 곳임을 부인하지 않는다면 대학 교육의 방향 또한 이러한 물음에 있지 않을까 한다. 새 학기가 시작될 즈음에 이 영화를 보며 자신의 삶은 물론 대학에서 진정 배우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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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