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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안톤라이저


예전에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이라는 책이 국내에 번역되어 나온 적이 있다. ‘죽기 전에 꼭 읽어야’ 되는 부담감까지 가질 필요는 없겠으나, 이 자리에서는 1001권의 목록에 올라 있던 책 『안톤 라이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학업과 일상에 쫓기는 대학생들의 삶이지만, 나의 삶을 잠시 돌이켜보면 아직은 ‘타불라 라사(tabula rasa)’의 사고체계를 가진 청년의 시절에 읽는 책이야 말로 그 무엇보다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본다.

『안톤 라이저』는 안톤이라는 경제적으로 매우 궁핍한, 전형적인 소시민 출신의 한 소년이 억압적인 환경에 의해 어떻게 기형적으로 왜곡되어 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세상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고통 받는 한 인간의 내면사를 꾸밈없이 전달하고자 심리소설이라는 틀을 사용하였다. 저자인 모리츠는 안톤을 통해 본인 스스로가 겪은 유년시절의 참혹한 경험들을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한 인격체가 불우한 가정 및 사회 환경으로 인해 원만한 인격의 형성을 경험하지 못한 채, 병적인 우울증(Hypochondrie) 상태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과정들이 마치 한 편의 임상보고서처럼 매우 세밀하고도 분석적인 태도로 독자에게 전달되고 있다.

이 소설의 내용은 작가의 삶의 고백이기에 묘사된 내용이 매우 신빙성을 지닐 뿐더러, 어떤 점에선 18세기의 유럽문학 중 가장 철저한 사실주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심리치료를 담당하는 심리학자의 분석적인 자세를 견지하기 위해 한편으로는 주인공 안톤의 시각으로 그의 기억에 깊이 새겨진 아픈 체험들을 묘사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그 체험들을 성인이 된 저자의 시각에서 비판적으로 되짚어 보고, 또 고통의 원인들이 어디에서 유래하는지, 그리고 그에 대한 안톤의 호소가 정당한 항변인지 등을 하나씩 하나씩 분석적으로 조명하고 설명한다.

본 작품은 그 내용이 크게 네 갈래로 나뉘는데, 주인공 안톤의 불우한 유년시절을 묘사하면서 안톤이, 즉 모리츠 자신이 1) 왜 종교에 대해 불신감을 지니게 되었으며, 자신이 생각하는 올바른 종교관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릇된 종교관이 가져오는 폐해가 무엇인지를 상술하고 있고, 2) 불우하고 궁핍한 가운데에서 자신이 배움 그 자체를 얼마나 귀하게 평가했고, 또 주변의 도움으로 간신히 학업을 마치게 되는 경위를 적고 있으며, 3) 자신이 연극에 대해 가졌던 동경심과, 특히 문학이 자신의 유년시절 얼마나 중요했던가를 자세히 적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4) 본 작품은 교육자였던 모리츠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다른 교사들에게 보내는 교육지침서이다.

끝으로 저자에 대한 소개이다. 모리츠는 1756년 9월 독일 북부의 소도시인 하멜른에서 태어났다. 그는 사라지는 18세기의 사상과 동터오는 19세기의 사상을 한 몸에 간직한 사람이었다. 그의 유년기가 경건주의(Pietismus)로 대변되는 ‘종교적 속박’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면, 이후 베를린에서 잠시나마 교편을 잡던 시기는 당시 계몽주의의 대표적 인물들과 교류하면서 종교적 폐쇄성을 벗어나는 인문주의적 시기였고, 이후 베를린 대학에서 미학 강의를 하던 시절은 초기낭만주의 작가들에게 영향력을 끼침으로써 낭만주의 미학의 한 토양을 제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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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