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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존 퍼킨슨 ‘경제 저격수의 고백1’

이번에 추천하려고 하는 책은 존 퍼킨슨의 ‘경제 저격수의 고백 1(Confession of an Economic Hit Man)’이다. 이 책은 저자가 약 10년간 해온 경제 저격수(EHM)로의 역할을 바탕으로 집필됐다. 여러 나라의 피폐해져 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그 나라의 민족지도자들의 의문의 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자신에 대한 분노, 죄책감, 한 인간으로서의 고뇌에 대한 고백으로 무엇보다 진실을 알리기 위해 쓰인 책이다.

18, 19세기에는 앞선 군사·물리적 힘으로 약소국가를 식민지화해 값싼 노동력과 자연자원, 시장을 획득했다면, 20세기에는 총·칼이 아닌 말끔히 차려입은 양복과 수트케이스로 무장한 EHM들이 표적국가를 미국의 경제적 종속과 통재 하에 놓는 것이다. EHM들의 대표적인 방법은 민간기업의 일원으로 표적국가에 입국, 그 나라의 경제 분석, 경제개발계획 사업 제안, 터무니없이 높은 경제성장률 예측, 그리고 사업투자 결과인 경제성장률을 정당화하는 부채를 IMF, World Bank 등을 통해 제공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표적국가의 경제개발 사업은 미국 굴지의 다국적 기업에 의해 실행되고, 표적국가는 의도적으로 과도하게 예측된 경제성장을 이루지 못해 채무의 의무를 다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결국 채권자는 채무상환을 위해 표적국가의 경제정책에 개입, 사회보장 및 공공 서비스의 축소 등을 요구하게 된다. 물론 이러한 개발정책이 실행되는 데엔 반드시 표적국가의 지배 계층을 위한 물질적·정치적 보상 즉 부패를 통해 경제 정책이 집행됐다는 것이다. 반면 저항했던 지도자들은 쿠데타로 인해 정권에서 밀려 나거나 혹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죽게 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제3세계 국가들이-유독 자연자원이 풍부하고 경제·군사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들-정치적 부패, 빈약한 국민성 등으로 인해 후진국이 됐다고 인식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를 가능케한 존재가 있음을 이 책은 말한다. 그리고 우리는 왜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지 않고 선진국가의 거대기업들에 의한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의 경제적 종속과 수탈이 왜 자유경쟁, 민주주의 등의 허울을 뒤집어쓰게 되는지 생각하게 된다. 그러한 틀에서 물질적 가치 추구가 최상의 목표로 여겨지는 시대에 우리가 잊고 있던 더 중요한 가치들, 물질적 가치의 추구에서 희생됐던 것들에 대해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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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