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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나쓰메 소세키 ‘마음’

- 제국 지식인의 마음을 읽다.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나쓰메 소세키는 1천엔 지폐에 얼굴이 나왔을 정도로 일본인이 좋아하는 국민작가다. 당시 최고의 대학인 도쿄제국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국비로 영국에 유학했던 엘리트 지식인 나쓰메 소세키는 개인주의와 제국주의 사이에서 많은 괴리를 느끼고 일본의 근대화와 지식인의 역할을 고민했다.

나쓰메 소세키의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마음’(1914)은 1백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본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려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소설이다. 나쓰메 소세키는 ‘마음’의 광고문에서 “자신의 마음을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 인간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이 작품을 권한다.”고 했다. 이처럼 그는 이 작품이 인간의 마음을 잘 그렸다고 자부했다. 이 소설에서는 인간의 내면과 자아, 에고이즘과 함께 근대 지식인의 불안과 외로움이 잘 나타나 있다.

‘마음’은 친구를 배신하고 아내를 얻은 선생님이 죄의식을 느끼고 자살한다는 내용이다. 선생님은 고향을 떠나와서 하숙을 하면서 하숙집 딸인 시즈를 사랑하게 된다. 한편 친구 K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자 그를 하숙집으로 데려온다. 세 사람은 삼각관계가 되고 선생님과 시즈가 결혼하자 K가 자살하게 된다. K가 자살하자 선생님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직업도 없이 폐인처럼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한다. 선생님은 평생 K를 배반했다는 죄의식에 시달리면서 외롭게 살아간다. 이 소설에서는 남녀의 삼각관계와 금전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주요 테마로 다루어진다.

한편 ‘마음’은 사랑과 우정, 삼각관계의 갈등을 다루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제국주의가 팽배해 있다. 일본은 메이지유신으로 근대화가 되었고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승리하게 되었다. 이러한 배후에는 메이지 천황이 있었다. 메이지 천황이 죽고 노기장군이 천황을 따라 순사하고 이를 계기로 선생님도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는다. 메이지 정신은 위대한 것을 위해, 국가를 위해 의롭게 죽는 것이었다. 노기장군도 선생님도 메이지 정신을 충실하게 따랐다. ‘마음’텍스트의 이면에는 국가를 위해 죽을 것을 가르치는 메이지 정신과 제국주의가 팽배해 있고 이는 현대 일본의 민족주의와 국가주의 담론과 결코 무관할 수 없다.

이 책은 마음을 테마로 읽으면 얻는 것이 많다. 아내를 얻기 위한 이기심과 친구를 배신한 후 느끼는 양심의 가책이 선생님의 마음을 통해 독자에게 세밀하게 전달된다. 1백여 년이 지난 지금도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 탐구는 여전하게 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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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