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23.1℃
  • 구름조금강릉 25.5℃
  • 흐림서울 25.0℃
  • 흐림대전 25.1℃
  • 흐림대구 23.3℃
  • 흐림울산 22.7℃
  • 박무광주 24.5℃
  • 박무부산 23.7℃
  • 구름많음고창 25.0℃
  • 흐림제주 26.1℃
  • 구름많음강화 24.7℃
  • 구름많음보은 25.2℃
  • 구름많음금산 24.9℃
  • 구름많음강진군 26.0℃
  • 흐림경주시 22.2℃
  • 흐림거제 25.1℃
기상청 제공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영화: 판의 미로

URL복사
영화는 재미있어야 한다. 영화마저 재미없다면 우리는 어디서 값싼 위로를 얻을 것인가? 재미는 이 시대 영화가 갖추어야 한 기본 스펙 중 하나이다.

현실은 괴롭다. 우리에게도, 영화 속 주인공 오필리아에게도. 오필리아는 판타지를 쫓아가며 위로를 얻었고 우리는 그 과정을 보며 위로를 얻는다. 재미와 감동은 쉽게 같이 오지 않는다. 재미를 찾아 현실을 외면하지만, 현실적이지 않으면 감동이 없는 모순이 있기 때문이다. 이 모순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둘 중 어느 하나도 빠지지 않는 괴물 같은 조합을 이루어 낸 작품이 <판의 미로>이다. (이 영화는 정말 괴물 같은 작품이다. 왜냐면 괴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스페인 내전 속에 게릴라들을 찾아 죽이는 파시스트 장교 양아버지, 배다른 동생을 임신한 아픈 엄마, 낯선 시골집과 낯선 사람들에 둘러싸인 오필리아. 안 좋은 경제상황 때문에 국제관계는 날이 서 있고, 기성세대는 서로 대립하고, 졸업 후 취업을 위해 그 전쟁터 같은 정글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미생>의 주인공 같은 우리. 이 소란스런 상황이 공감이 될수록 영화는 더 재미있을 것이다.

스포를 피하기 위해 이 영화의 다른 미덕 두 가지만 얘기하도록 하자.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캐리한다는 점을 제외한 이 영화의 다른 미덕 중 하나는 이런 완벽한 작품을 만든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의 다른 영화들은 대부분 재미없어서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는 다른 종류의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의 미덕이 있다.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서 가끔 느껴지는 영어 스트레스가 없다. 왜냐면 영어가 안 나오기 때문이다.

전쟁은 끝이 난다. 우리의 괴로움도, 오필리아의 괴로움에도 끝이 있다. 기찻길 옆 오막살이에 사는 것 같은 소란스런 현실에서도 우리는 옥수수처럼 자랄 수 있다. 대자본으로 밀어 붙이는 할리우드 영화들 속에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작가주의 작품으로 우뚝 솟아있는 이 영화처럼 우리 계명대인들도 자신의 스토리를 옥수수처럼 길러보는 것은 어떤가.

개봉될 때 배급사가 아동용판타지영화로 선전해서 애들이 보다가 울면서 뛰쳐나가게 만든 스토리는 우리나라의 웃기고도 슬픈 현실을 보여준다. 혹시 당신이 그 때 그 아이라면 부디 다시 한 번 보시라. 나는 이런 영화를 또 본 적이 없다.

관련기사





[사설] 다수결주의·합리주의 정치모델과 국가행복도 한국의 민주주의는 사실상 민주주의의 정체 또는 퇴행이라고 볼 수 있는 위기 가능성의 징후가 많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낮은 신뢰도, 정체성이 없는 정당정치 등은 한국 정치의 낮은 제도화 수준을 반영하고 있다. 이처럼 민주주의 토대를 위한 사회적 기반의 붕괴와 민주주의 절차의 핵심인 정당체제의 역할이 실종된 한국의 정치 상황에서 국민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한국정치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함의를 제시하기 위해 다수결주의와 합의주의 정치모델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다수결주의는 말 그대로 다수의 뜻이 지배하는 정치원리를 의미한다. 이 원리는 다수를 점한 세력에게 정치권력을 집중시키는 것이며, 일사분란하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다수결주의는 다수를 점하는 정치세력이 권력을 독점하기 때문에 야당은 다음 선거에서 권력을 획득하기 전까지는 침묵해야 한다. 다수결주의는 이러한 면에서 매우 배타적이고 경쟁적이고 적대적이다. 다수결주의가 작동되는 가장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이다. 합의주의는 다수가 지배하는 정치원리라는 면에서는 다수결주의와 다를 바 없으나, 다수에 의한 지배를 최소한의 기준으로 삼는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