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부엌에서 우유를 따르는 여인네, 선술집에서 유쾌한 술판을 벌이는 남정네들. 17세기 네덜란드 화가들은 이런 장면들을 집중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성인, 군주, 영웅 등을 그렸던 이전 전통과는 달리, 이들은 주변 일상에서 흔히 보이는 평범한 장면들로 시선을 옮겼다. 이러한 부류의 그림들을 ‘장르화’라 부른다. 장르화는 그 외양만 보면 다른 지역에서도 흔한 ‘풍속화’와 별 다른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장르화를 범주적으로 풍속화와 구별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네덜란드인들만의 자랑스러운 역사적 체험에서 찾을 수 있다. 그들은 인간에게 극히 비친화적인 자연 환경을 극복해 왔을 뿐 아니라 최강 스페인 군대의 침략에 맞서 시민군을 조직하여 싸워 이겼다. 삶을 위협하는 자연과 끊임없는 강대국들의 야욕 등, 그들은 언제나 공포와 위험 속에 있었다. 때문에 장르화에 묘사된 ‘평화로운 일상’이란 평범한 삶의 무익무해한 반영도 아니고, 도시적 삶에 지친 부르주아들의 목가적 취향의 투영도 아니다. 그것은 고단한 투쟁을 통해 마침내 쟁취한 승리의 산물이었다. 약 4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와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 같다. 너무 당연히 누
우리 전통음악장르 ‘가곡(歌曲)’을 아십니까? 고등학교 음악시간에 불러보기도 한 것 같은데, 우리의 가곡은 이은상의 ‘가고파’, 최영섭의 ‘그리운 금강산’이 있고, 서양의 가곡은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 슈만의 ‘시인의 사랑’ 등이 있습니다. 헌데, ‘가곡’이라는 명칭을 우리 사회가 개화기를 거치면서 서양양식의 가곡에게 빼앗겼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가곡을 구분 짓기 위해 ‘전통’이라는 어두가 붙어 소개되곤 하지요. 제가 소개하려고 하는 ‘전통가곡’은 그 중 하나라고 꼭 집어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음악이나 공연이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면서도 적절치 않은 듯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 느낌은 그 어느 한 개념만으로는 제가 갖게 된 전통가곡의 독보적 정체성과 실체적 아름다움을 전하기가 어렵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딱히 작품도 아니며, 온전히 음악도 아니며, 더구나 공연무대에 올라 청중과 원활한 소통을 거둘 ‘무엇’이 아니라는 망설임 때문입니다. 전통가곡은 국악의 대표성을 띠는 장르가 아니라서 아주 간간히 무대에 오르기 때문에 이를 경험할 기회도 없는 학생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다 기회가 생겨 무대에서 볼 수 있어도 신기해하거나 너무 낯설어 질색
지역화폐 논쟁이 뜨겁다. 지역화폐가 지역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엇갈리는 시선 탓이다. 일각에서는 지역화폐 유통으로 단기적인 효과는 발생할 수 있지만 인접지자체의 경제 위축을 대가로 하고 있으므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지자체 예산 낭비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국 지자체 중 지역화폐가 가장 활발히 유통되고 있는 경기도는 지역화폐가 지역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소상공인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에 <계명대신문>는 ‘경기지역화폐’의 사례를 중심으로 지역화폐의 효용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본 기사는 경기연구원이 발행한 ‘뉴머니 지역화폐가 온다’ 및 ‘지역화폐의 경기도 소상공인 매출액 영향분석(2019년 1~4분기 종합)’을 참고하여 작성했으며 경기연구원 김병조 선임연구위원의 도움을 받았다. - 엮은이 말 IMF 금융위기 이후 한국에 소개된 지역화폐…전국적으로 증가 추세 2019년 도입된 경기지역화폐, 소상공인 매출 증대에 긍정적 지역화폐 효과에 대한 학계와 지자체, 정부 간 긴밀한 연구 협력 필요 ● 지역화폐란 무엇인가 지역화폐는 특정 지역 내에서 제한된 구성원들 간에 통용되는 화
코로나19는 대학가의 풍경마저 바꿔놓았다. 학생들에게 있어 가장 와닿은 변화는 축제가 아닐까 싶다. 올해엔 코로나19로 인해 축제를 진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총학생회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지만,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지 않는 상황에서 축제를 기대하기는 어려워보인다. 사실상 무산된 축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제1177호 뉴스타임머신은 1985년으로 향한다. 많은 학우들이 모르고 지나가는 사실이지만, 우리학교 축제의 정식명칭은 ‘비사대동제’다. 여기서 대동(大同)이란 ‘크게 하나됨’을 의미한다. 대학 축제에 대동제라는 명칭이 붙은 것은 80년대의 엄혹한 시대상과 무관하지 않다. 당시 대학가에서는 군부 독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다가 다치거나 죽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이러한 현실 속에서 마냥 가벼운 마음으로 축제를 즐길 수는 없었을 것이다. 또 당시 대학가를 지배했던 민족주의적인 분위기가 이러한 흐름과 결합해 축제가 곧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적 의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또 1985년은 우리학교의 학도호국단(군사정권이 학생들을 통제하기 위해 조직한 단체)이 총학생회로 환원된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학교 학생들은 그간의 억눌렸던 민주
<계명대신문>은 두 차례에 걸쳐 차별금지법에 관한 특집 기사를 연재한다. 연재 기획의 명칭 ‘평등을 정의하는 법’은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편견과 차별적 시선을 극복하고, 공동체 구성원 스스로가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다. 또 하나는 말 그대로 평등을 정의하기 위한 법률 규정, 즉 ‘차별금지법’ 자체를 지칭하는 것이기도 하다. 첫 번째 순서는 대한민국의 차별 실태를 알아보고 차별금지법에 덧씌워진 악의와 편견을 걷어내 해당 법안의 내용과 도입 필요성을 살펴본다. 두 번째 순서(11월 16일 발행 예정)는 지역사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을 조명하고, 학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소수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이 바라는 차별금지법이 무엇인지 들어보고자 한다. - 엮은이 말 7수 끝에 재도전, 차별금지법 성별·장애인·국적·피부색·성정체성 등으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 지난 13년간 일곱차례 발의 시도… 주류 기독교계 반발로 번번이 퇴짜 어디에나 존재하는 차별 국민 10명 중 7명, “우리나라 차별 심각” 직장, 학교 등 일상 곳곳에서 벌어져 특히 성소수자들에게 가혹하게 작용 차별금지법이
지난 9월 25일 성서캠퍼스 동천관 301호에서 한국학연구원 학술대회가 열렸다. 학술대회는 ‘한국 전통사상의 사회과학적 복원’을 주제로 전국 각지에서 모인 16명의 교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학술대회는 한국 전통사상에 내포된 사회사상을 발굴하여 한국학의 정체성 강화와 지평 확장을 도모하고, 한국 전통사상을 토대로 한국학을 정립하여 한국학의 세계화를 위한 이론적 초석을 마련하고자 진행됐다. 개회사에서 이윤갑(사학·교수) 한국학연구원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우리의 전통사상을 현대의 학문으로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에 대해 탐구하고자 기획된 것”이라며 “우리의 풍부한 문화적 유산을 어떻게 계승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동양사상, 그리고 문명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발표를 맡은 홍승표(사회학) 교수는 “우리가 동양사상에 주목하는 이유는 고대 서양사상이 현대 세계관이 보고였듯이 고대 동양사상은 탈현대 세계관의 보고이기 때문”이라며 “동양사상에는 탈현대 세계관이 풍부하게 함축되어 있다. 대파국을 막고 신문명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짧은 시간 내에 현대 세계관으로부터 탈현대 세계관으로의 전환을 이루어내야 한다”고
코로나19로 인해 전국적으로 비대면 원격수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학교는 강의의 질을 높이기 위해 특화된 교수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힘쓰고 있다. 교수학습개발센터는 지난 한 학기 동안의 비대면 원격수업 운영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교수지원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진행하고 있다. 먼저, 전문가 활용 온라인 수업 컨설팅은 평소 강의 촬영과 컨설팅을 꺼리는 교수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지난 학기에 촬영된 수업 동영상을 활용하여 전문가(스피치 전문 아나운서)가 교수의 강의 영상을 미리 분석하고 문제점을 진단한 후 화상회의 플랫폼(Zoom)을 통해 개별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발성과 발음, 시선 처리 및 표정과 자세, 수업내용의 구성과 어휘 선택 등의 교정을 통해 비대면 수업에서도 수업내용이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9월 기준으로 약 30명의 교수들이 심도있는 컨설팅을 받았다. 또한 우리학교는 비대면 원격수업 지원 전담 사이트를 제공해 원격수업에 대한 효율적인 지원을 도모하고 있다. 실시간 수업 운영 방법, 온라인 콘텐츠 제작 및 편집 방법, 우수 수업 및 학습 사례, 온
지난 9월 21일 KBO가 주최한 ‘2021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우리학교 야구부 김성진(사회체육학·4·투수) 선수가 키움 히어로즈 선수로 지명되어 졸업 후 프로야구 선수로 활동할 예정이다. KBO는 매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총 10개 프로구단에서 10라운드에 걸쳐 각각 10명의 선수를 지명하여 총 100명의 선수를 선발한다. 올해 신인드래프트 지명 행사에서는 고교 졸업 예정자 856명과 대학 졸업예정자 269명, 해외 및 독립리그 선수 8명 등을 포함하여 총 1천133명의 선수들이 참여했는데, 우리학교 김성진 선수는 29번째로 지명됐다. 박상범(체육학·교수) 체육대학장은 “키움 히어로즈 관계자가 내년부터 바로 주전으로 경기에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김성진 선수를) 지명하였다고 밝힌 만큼, 김성진 선수가 내년 프로야구 경기에서 활약하여 우리학교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프로야구단 입단에 대해 김성진 선수는 “여러모로 힘들었던 시기를 거쳐 마침내 보상을 받은 것 같아 기쁘다. 하지만 내 앞에 또다른 관문이 생겼다고 생각하니 많은 감정이 오갔다”며 “지금보다 나은 모습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소감을 전했다.
2021학년도 수시모집 마감 결과, 대구·경북 4년제 대학 대부분의 수시 경쟁률이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역대학 입시에 어려움이 예견된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지역대학 기피 현상이 심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9월 28일 각 대학에서 발표한 수시모집 결과를 살펴보면 ▶계명대 6.0:1 ▶경북대 10.73:1 ▶경운대 6.50:1 ▶경일대 5.40:1 ▶대구가톨릭대 5.44:1 ▶대구대 5.10:1 ▶대구한의대 7.27:1 ▶영남대 5.1:1로 나타나, 4년제 대학 평균 6.29: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평균 경쟁률 7.25:1과 비교하면 경쟁률이 0.9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1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경북대는 올해 10.73:1로 2.07 하락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지난해 6.7:1의 경쟁률을 보인 대구가톨릭대와 7.27:1을 기록한 대구한의대는 각각 1.26과 1.15의 낙폭으로 뒤를 이었다. 그밖에 경운대, 경일대, 대구대, 영남대의 경쟁률도 지난해보다 소폭 하락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2011년 64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고교 졸업자 수는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줄어 2023년 이후
우리는 공정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정의와 평등에 대한 논의마저 ‘공정’을 넘어서지 않고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로 공정성을 둘러싼 갈등은 갈수록 격화되는 모양새다. 2017년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 논란, 2018년 조국 사태에 이어 올해 들어서는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인국공 사태), 공공의대 신설 논란에 이르기까지 이들 사건에는 줄곧 ‘불공정’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20대 청년들은 특히나 공정성 문제에 민감하다. 공정성은 대통령의 지지율마저 흔들었다. 당초 문재인 정부의 핵심 지지층이었던 20대는 조국사태와 인국공 사태를 거치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또 지난 6월 29일 리얼미터가 진행한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에 대한 공감도 조사’에 따르면 ‘정규직 전환을 보류해야 한다’는 의견이 55.9%로 조사돼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진단해야 할까. <계명대신문>은 이른바 ‘공정담론’으로 일컬어지는 현상에 대해 최종렬(사회학) 교수와 대구청년유니온 조영태 정책위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
제57대 총학생회는 지난 9월 28일부터 29일까지 성서캠퍼스 구바우어관과 대명캠퍼스 민주광장 일대에서 추석 선물을 배부했다. 총학생회는 “최근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추석 귀향버스 마련이 어려워 대신 추석맞이 선물세트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추석선물은 즉석밥과 컵라면, 스팸 등 간편식으로 구성됐고 수혜비를 납부한 학생 중 선착순 1천명을 대상으로 지급됐다. 지난 9월 23일 총학생회 페이스북을 통해 접수된 추석선물 배부사업은 공고 2시간 만에 전 수량이 마감되며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손현동(체육학·4) 총학생회장은 “고향에 가지 못한 학우들을 위해 작지만 마음의 위로가 될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하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며, “특히 외국인 학생들에게 부디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유학생 대표 응웬 반 홍(컴퓨터공학·4) 씨는 “매년 추석마다 외국인을 위한 행사가 많아 한국을 체험하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는데, 올해는 이마저도 없어 외로운 추석연휴가 됐다”라며 “총학생회가 이렇게 신경을 써주어 고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