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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빨간날의 의미

지난 10월 9일은 한글날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에겐 그저 검정색 숫자 ‘9’이며 월요병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다음날인 ‘화요일’에 불과했다. 이것이 ‘한글날’의 현주소이다.

한글날은 훈민정음 반포 500주년이던 1946년 공휴일로 공식 지정됐다. 그러다 잦은 휴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이유로 지난 1990년 10월 9일을 마지막으로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그 후 2006년 국경일로 승격되었지만, 경제가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경제단체의 주장으로 여태껏 공휴일로 지정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앞장서 세종대왕의 한글창제의 정신을 기리고 기념해야할 날을 오히려 권력과 경제와 자본의 논리를 앞세워 짓밟고 있는 셈이다. 대외적으로 한글의 위상은 나날이 높아져 가지만, 정작 우리는 그 위상과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의 83.6%가 한글날 공휴일 지정을 찬성한다고 답하였다. 이는 2009년 68.8%보다 14.8% 포인트, 2011년도 조사 시 76.3%보다 7.3% 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다. 찬성 이유 중 가장 큰 포인트를 차지한 것은 ‘국민들이 한글의 가치 및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이었다. 이처럼 이미 많은 국민들 또한 한글날을 공휴일로 재지정하여 국경일에 걸맞는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점에 찬성하고 있다. 물론 공휴일이 된다고 해서 한글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반대로 분명한 사실은 한글날의 공휴일 탈락으로 인해 국민들의 한글에 대한 관심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글날을 알고 있다는 답변은 64%로, 2009년도에 88.1%보다 24.1% 포인트 감소하였다. 달력 속의 검정색 숫자와 빨간색 숫자의 의미는 분명 다르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달력의 ‘빨간 숫자’를 보면 그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이렇듯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한다는 것은 단지 ‘노는 날’ 이상의 의미이다. 국경일이지만 그저 보통날이 되어 국민들은 그 날의 의미를 깊게 새기지 못하고, 언제인지도 모른 채 지내는 것이다.

‘10월 9일’이라는 날이 어느 기준으로 수많은 공휴일의 우선순위에서 제외되었는지 아직 납득하기 어렵다. 경제활동에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한글날’이 뒷전이 되는 현실이 안타깝고 답답할 뿐이다. 한글은 우리의 위대한 유산임에 틀림없다. 민족의 얼이 새겨진 진정한 국경일인 한글날에 합당한 자리를 돌려줘야한다. 달력 속 돌아오는 557번째 한글날은 빨간색 숫자 ‘9’가 새겨져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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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