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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죽음과 죽음 사이의 삶을 그린 소설 ‘이방인’

‘어머니의 장례식도 이제는 끝났고, 내일은 다시 일을 시작하겠고, 그러니 결국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을 했다’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에서 주인공인 뫼르소는 어머니의 장례식을 다녀온 뒤 생각한다.

요즘 이유 모를 우울함을 벗어나고자 고른 책은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이다.

책은 ‘오늘 엄마가 죽었다’라는 짧은 문장으로 시작해서 주인공의 사형집행을 앞에 두고 끝맺는다. 즉 주인공인 뫼르소를 죽음과 죽음사이의 칸막이에 두고 이야기는 전개되며 크게 1부와 2부로 나눠진다.

1부에서는 주인공 뫼르소가 어느 날 엄마의 사망 전보를 받게 된다. 하지만 그는 별로 슬퍼하지 않으며 엄마의 장례식을 치른다. 다음날에는 해수욕장에 가서 여자 친구와 함께 놀고 희극영화를 보고 잠자리를 함께한다. 그리고 며칠 뒤 뫼르소는 바닷가에서 아랍인들과 충돌하고 그 중 하나를 권총으로 쏴 죽인다.

2부에서는 뫼르소가 감옥에 갇혀 재판을 받는 과정이 그려진다. 그는 아랍인을 죽인 이유를 햇빛이 눈부셔서라고 주장하며 속죄를 거부한다. 관습과 도덕, 예의를 넘어선 뫼르소는 결국 사형을 선고받는다. 하지만 그는 담담하게 사형을 받아들이고 오히려 자신이 처형될 때 많은 군중이 몰리길 바란다.

우리는 모두 삶과 현실의 이방인이다. 내 삶의 주인이라는 ‘내가’ 정작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결국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노력의 끝은 결국 ‘죽음’이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그 부질없음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은 위대하다.

인간은 삶과 죽음, 운명이라는 부조리한 상황에서 나에게 주어지는 조건을 고스란히 겪어내야 만 하는 나약한 존재이다. 하지만 더불어 운명에 굴복하여 자살하거나 신에 의지하는 대신 반항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리스 신화의 시지푸스처럼 계속해서 돌이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져도 다시 그 돌을 언덕위로 밀어 올리는 존재가 바로 인간인 것이다.

우리는 삶에서 모두가 이방인이다, 삶의 주인은 없고 그저 탄생과 죽음사이에서 주어진 상황을 감내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다. 삶을 선택해서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내가 선택하지 않은 삶에서 나의 선택으로 살아감으로써 인간은 위대하다. 죽음이 끝임을 알고 있지만 그 죽음을 ‘허무’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인간이다. 탄생과 죽음, 어떤 것도 선택할 수 없지만 그 사이에서 ‘삶’을 선택하고 감내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이방인’을 통해주어진 삶을 견디고 반항하며 살아갈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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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