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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장에서 설 자리 잃은 대학문화

단대별 특성 살려 학생 중심의 참신한 축제 만들어야


‘5월은 축제의 달’이라는 말처럼 대학가는 지난 한달 동안 축제의 연속이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영남대를 시작으로 우리학교, 경북대, 대구대 등에서 축제가 열렸다. 대학가에서 축제(대동제)가 열리는 달이면 평소에는 조용했던 학내 분위기도 축제의 열기에 힘입어 후끈 달아오른다.

하지만 지난 5월의 축제들을 돌이켜보면 대학 축제만의 특성은 사라지고 ‘부어라 마셔라’ 식의 과도한 음주 문화와 유명 연예인의 공연이 주된 내용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대중문화가 발달하고 학생들 간의 유대감이 옅어짐에 따라 대학 축제가 대학만의 색깔을 잃으면서 연예인 초청, 주막촌 같은 단편적인 콘텐츠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심지어 일부 대학에서는 환각 증세를 일으키는 ‘해피 풍선’이 나타나는 등, 대학 축제가 갈수록 대학만의 정체성을 잃고 지나친 향락만을 추구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 축제 = 가수 콘서트장?

5월 22일 개막한 대동제를 시작으로 31일까지 열린 각 단과대학 별 축제에는 ‘스윙스’, ‘라붐’, ‘싸이’, ‘악동뮤지션’, ‘씨잼’ 등이 초청됐다. 사회과학대학 선봉제에 참석했던 A씨는 “사회대 축제에 악동뮤지션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축제를 보러 왔다.”며 “그 밖에 다른 행사에는 관심없다. 유명한 가수를 보기 위해 시간을 내어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동제에 참석한 B씨는 참석 이유에 대해 “싸이를 보러 왔지 다른 행사에는 사실 관심이 없다.”면서 “싸이가 안 왔으면 축제에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현재 대학의 축제는 어떤 가수를 초청하느냐에 따라 흥행 여부가 결정 되기 때문에 각 학생회가 유명 가수를 초청하는 데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과거에 비해 학생들 간의 유대감이 옅어지면서 행사에 참여하는 학생 수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인데다 흔히 ‘대학문화’라고 부를 만한 것 또한 대중문화의 홍수 속에서 정체성을 잃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한 궁여지책이 바로 유명 가수 초청이다. 이는 우리학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대학 학생회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상당수의 학생들은 가수 초청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A씨는 “대학 축제에 가수가 오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유명한 가수가 오면 참여도도 높아질 것이고 또 가수가 와야 축제 분위기가 산다.”며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 단대별 특성은 어디에

매년 우리학교에서는 사회과학대학의 ‘선봉제’, 공과대학의 ‘창맥제’, 자연과학대학의 ‘백은제’, 이부대학의 ‘석등제’ 등 각 단과대학 별로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하지만 이들 축제는 이름만 상이할 뿐 뚜렷한 특색이 없어 학생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실정이다. 공과대학 창맥제에 참석하지 않은 강영훈(컴퓨터공학·1) 씨는 “공대 축제가 다른 단과대 축제와 비교해 봤을 때 차별화된 부분을 느끼지 못했고 내용도 비슷해보였다.”며 “좀 더 공과대학스러운 느낌을 살려 진행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강영훈 씨의 말처럼 현재의 단과대학 축제는 음식 판매나 가수 공연에 행사 내용이 집중되는 등 단대별 특성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또한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은 노천강당에서의 춤 공연이나 노래자랑 정도에 그쳐 대학 축제의 주체가 되어야 할 학생들이 축제의 구경꾼이자 소비자에 머무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학교의 축제는 개교 이후로 꾸준히 이어져왔다. 1985년 이전까지는 ‘비사 축전’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던 축제는 1985년부터 지금의 ‘비사대동제’가 되었는데, 여기서 ‘대동(大同)’은 ‘크게 하나됨’을 뜻한다. 하지만 그 이름처럼 ‘과연 우리를 크게 하나로 만들었는가’에 대해서는 확답을 내리기 어렵다. 대학 축제는 대학생들이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행사가 되어야 하지만, 현재의 우리학교 축제는 소비 중심의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유명 가수 초청이 학생들이 바라는 축제의 모습임을 부정할 수는 없고, 축제일이 학내에서의 음주가 풀리는 몇 안 되는 날 중 하나라는 점에서 주막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도 사실이다. 또 이것은 대학생들만의 행사를 넘어 지역주민과 하나 되는 행사를 만들기 위한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대학생만이 발휘할 수 있는 독창성과 참신성을 잃게 하는 주객전도적인 상황은 우려스럽다. 사라져가는 대학 문화를 지키기 위한 계명인들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이 우리를 하나로 만드는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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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