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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편지] 해마다 봄이 되면 - 새내기에게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땅속에서, 땅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쉼 없는 작업/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 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명을 생명답게 키우는 꿈/ 봄은 피어나는 가슴/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오,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 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나뭇가지에서, 물 위에서, 둑에서/ 솟는 대지의 눈/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조병화 - [해마다 봄이 되면]

새내기들아!
'새내기'라는 이름만 들어도 무딘 가슴을 쿵, 쿵, 뛰게 하는 내 '어린 벗'들아!
해마다 봄이 되어 그 무슨 밀물처럼 너희들이 푸르게 밀려올 때마다, 속으로 나직이 읊조렸던 이 시를 올해도 또다시 읊어야겠다.
어린 시절, 바로 '그 분'이던 어머니와 아버지, 형님과 누나, 그리고 나의 위대했던 스승들이 이 시를 나에게 읊은 적은 없다. 그러나 그분들의 마음도 이 시인의 마음과 다를 바가 아무것도 없었으리라.
그러므로 나의 어린 벗들아,
그 옛날 그분들이 내게 하신 말씀을 다시 너희들께 전하노니, 항상 봄처럼 부지런하고, 항상 봄처럼 꿈을 지니고, 항상 봄처럼 새로워져라.
오, 싱그럽고 푸른 새내기들아!
내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지만 꿈꾸지 않고서도 이루어지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만은 안다.
그러므로 부디 어린 벗들아,
바로 오늘 이 자리에서 4년 뒤 졸업식 때 너의 모습을 가장 아름답게 꿈꾸어 보고, 몸과 마음을 날마다 새롭고도 부지런히 움직여서 그 꿈을 반드시 이루어라.
그리하여 마침내 얼씨구 손뼉치고 환하게 웃으면서 이 교정을 떠나거라.
새내기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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