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인문학자의 나무 세기』라는 책에서는 나무를 세면서 나무의 마음을 읽고, 나무를 통해 인류의 역사를 꿰뚫어 보는 한 인문학자를 만나게 된다. 자신을 ‘나무에 미친’ 사람이라고 스스럼없이 지칭하는 이 책의 저자는 이성복 시인이 어느 시에서 ‘그는 나무 얘기를 들려주러/ 우리에게 온 나무’, 바…
알렉시스 드 토크빌이 쓴『미국의 민주주의』는 7개월 동안 미국을 돌아보고 쓴 제 1권(1835년)과 5년 뒤에 출간한 제 2권(1840년)으로 책이 나뉘어지는데, 첫 번째 책은 미국사회의 구체적인 제도와 습속을 소개하면서 민주주의의 성공적 사례와 조건들을 고찰하였고, 그에 비해 두 번째 책은 민주주의에…
중국 최초의 백화소설로 일컬어지는 루쉰의 「광인일기」는 1918년 5월에 발표되었다. 이 작품이 발표되던 당시 중국은 변혁의 바람 속에서 출렁이고 있었다. 특히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진보적인 지식인들의 노력은 문학예술을 통해 보다 구체화되고 있었다. 그러나 루쉰은 봉건관념에 찌든 사회를 바꾸고…
가수 태진아 씨의 ‘사랑은 아무나 하나’라는 노래가 있다. 이 곡의 제목이야말로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이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을 압축적으로 잘 표현해주고 있다. 사실 사랑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프롬은 이런 이해를 비판한다. 사랑에도 기술이 필요하므로 사랑도 배우고 익혀…
수업 첫 시간 초롱초롱하게 나를 쳐다보던 학생들의 눈빛이 한 달이 지나지 않아 점점 잠이 오는 눈빛으로 변하고 있다. 매학기 이맘때쯤이면 경험하는 연례행사와도 같다.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학생들을 원망하게 된다. “왜 이렇게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거야?” 학생들의 입장에…
에리히 프롬(E. Fromm)의 책 『자유로부터의 도피』(1969)는 자유의 문제를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 접근해 들어간 현대의 고전이다. 이 책에서 프롬이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현대인은 어떤 시대보다 가장 많은 자유를 소유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진정한 자아실현, 즉 적극적 의미에서의…
새내기들이 입학을 하였고 재학생들은 선배가 되었다. 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어서 만물은 생동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가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으로 부풀어 있다. 나는 모두의 삶이 진정으로 아름답기를 바란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당신이 갖고 있는 소유…
꼭 1년 전 일이 생각납니다. 2010년 12월에 ‘프로이트의 환자들’이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지난 일 년 동안 ‘프로이트의 환자들’이라는 책으로 매주 독서모임을 가졌습니다. 글자 하나하나를 읽어가면서 우리는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독서모임이 자연히 정신분석 시간이 되었습니…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는 꼬레(Coree/Korea) 출신의 망명자였던 홍세화 씨가 저술한 1995년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에 이어, 1999년 출판된 문화비평에세이다. 이 책은 정치적인 이유로 먼 이국땅인 프랑스에 살면서 작가 나름대로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프랑스와 한…
문학에 문외한이라 할지라도 톨스토이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마침 작년은 톨스토이 서거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톨스토이의 인생을 더욱 깊게 조명하는 다채로운 행사들이 벌어졌다. 소설가이자 시인이며, 진보적 개혁을 주창한 사상가이자 교육자이기도…
“내 학생들은 1마일이 실제로 얼만큼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문제가 시험에 나오면 맞출 수는 있을 겁니다. (…) 어떤 아이는 2차방정식을 풀 줄 알지만 옷에 단추를 달거나 달걀을 부칠 줄은 모릅니다. 사인펜으로 답안지의 동그라미를 칠할 줄은 알지만 담장을 쌓을 줄은 모릅니다” 이 말은 헬레나 노르베리-…
10월 9일은 565돌 한글날이다. 인터넷에 누리꾼들이 세종대왕에게 엄청 감사드린다고 인사가 자자하다. 또 각국의 PC자판을 소개하고 있다. 구미와 우리는 비슷하게 간단하지만, 중국과 일본은 좀 복잡하다. 그래서 또 감사! 8일자 중앙일보 BOOK 페이지에는 일본인이 한글에 반하여 책을 썼다는 기사가…
지금 세계의 곳곳은 빠르게 연결되어 돌아가고 있다. 공항은 연휴 때 마다 해외로 나가려는 여행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멀리 떨어진 그리스의 재정위기로 국내 증시와 환율은 요동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전 세계의 어느 곳에서든 정보를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대…
영화 ‘Accepted’는 대학진학에 실패한 한 학생이 실망하는 부모님을 속이기 위해 가짜 대학의 합격통지서와 웹사이트를 만드는 조금은 어이없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이런 아들의 입학을 믿게 된 부모는 개학에 맞춰 학교를 방문하길 원하고, 이 학생은 결국 건물을 임대하고, 대학까지 가짜로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