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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캠퍼스에서 만나는 거장, 톨스토이


문학에 문외한이라 할지라도 톨스토이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마침 작년은 톨스토이 서거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톨스토이의 인생을 더욱 깊게 조명하는 다채로운 행사들이 벌어졌다. 소설가이자 시인이며, 진보적 개혁을 주창한 사상가이자 교육자이기도 했던 톨스토이의 삶과 문학에서 현대를 사는 우리가 찾을 수 있는 가치와 의미는 무엇일까?

세계고전의 반열에 든 톨스토이의 작품으로서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로는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이 있다. 얼마 전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통독한 학생들이 거의 없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 기사의 설문에서 러시아 학생들 대부분은 대학 입학시험을 치르기 위해 대문호들의 작품을 요약본으로 읽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급격히 변해가는 테크노시대를 장악한 속도전에 민감한 현대를 사는 학생들에게 톨스토이의 작품은 장편소설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도 외면당할 충분조건을 가지고 있음에 분명하다. 더욱이 물질적 부와 사회적 성공을 향한 처세술과 실용적인 내용을 다룬 온갖 책들이 스테디셀러로 등극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미세한 먼지와도 같은 존재로 살았던 러시아 민중들의 척박한 삶, 젊은 혈기에 겁탈했던 여자에 대한 죄의식으로 그녀에게 헌신하는 귀족청년의 회개 과정에 관한 이야기들이 새로운 흥미를 끌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톨스토이는 작가이기 전에 인간이 무엇이며, 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의 해답을 찾고자 했던 고뇌하는 인간이었고, 도덕적 인간의 완성, 이를 통한 인간의 구원을 꿈꾸었던 박애주의자였다. 이 박애주의를 바탕으로 톨스토이는 인간을 병들게 하는 부조리한 사회제도, 위선과 편견의 껍데기를 뒤집어 쓴 사교계 귀족들과 관료들에 거침없는 독설을 뿜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톨스토이가 위대한 것은 그가 추구했던 도덕적 인간의 부활, 사회개혁을 위한 사상들이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톨스토이는 귀족의 신분에도 불구하고 자급자족의 삶을 살았으며, 가르치고 설교하는 자이나 동시에 대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며 사는 민중들로부터 참된 삶의 가치와 의미를 배웠던 진정한 지성인이었다.

러시아인들은 긴 겨울을 앞둔 짧은 가을에 대한 아름다움과 아쉬움을 함께 나타내기 위해 ‘황금의 가을’이라는 표현을 쓴다. 유럽의 대도시 중에서 모스크바는 실제로 녹지율이 상당히 높아서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단풍을 즐길 기회가 많다. 지금 우리 교정은 그 황금의 가을이 마지막으로 뿜어내는 아름다움으로 충만해 있다. 이 아름다움이 사그라지기 전에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상의 끈을 잠시 내려놓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고뇌의 도정이었던 톨스토이의 삶과 문학이 주는 우직하고 강렬한 울림에 잠시나마 자신을 맡겨볼 수 있기를, 그리하여 참된 삶의 지침서 하나를 더 추가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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