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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 하는 법

한국인의 겨울 준비는 김장부터 시작한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겨울철 영양을 김치를 통해 습취한다. 한국인들이 김치를 선호하는 것은 이 음식이 발효식품이기 때문이다. 발효 김치를 먹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을 기다려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김치의 탁월한 맛을 즐길 수 없다.

공부의 효과도 발효 김치처럼 일정한 시간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요즘 학생들 은 한 곳에 절대적인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 그들은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보니 이곳저곳 기웃거리면서 단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데 익숙하다. 그래서 학생들은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해 쉼 없이 인터넷을 검색한다. 그러나 검색은 다른 사람들이 제공한 정보를 확인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제공한 정보는 한 인간을 결코 성숙시킬 수 없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자신을 수양하는 방법 중 하나를 닭이 알을 품는 ‘계부(鷄覆 혹은 鷄伏)’에 비유하곤 했다. 이 말은 중국 전국시대의 작품인 『장자』에 나온다. 조선시대 남명 조식(1501-1572)이 계부당을 지은 것도 자신의 삶을 닭이 알을 품듯이 한 눈 팔지 않고 오로지 자신을 닦는 일에 전념하겠다고 각오했기 때문이다.

암탉은 병아리를 만들기 위해서 20일 동안 꼼짝 않고 알을 품고 있다. 선생은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이곳에 머물면서 자신을 수양하고, 제자들을 교육했다. 그는 정부에서 여러 차례 관직을 내렸으나 사양하고 자신을 성숙시키는데 시간을 보냈다. 어느 시대든 출세를 마다한 사람은 매우 드물다. 그러나 진정 출세하기 위해서는 조식 선생처럼 자신을 성숙시키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조식 선생은 자신을 위해 시간을 투자한 덕분에 명성이 높아졌으며, 오건(1521-1574), 정인홍(1535-1623)·하항(-1580)·김우옹(1540-1603)·최영경(1529-1590)·정구(1543-1620) 등 훌륭한 학자들을 배출했다.

조식의 공부태도는 대부분의 성리학자들이 추구한 것이지만, 그는 그 누구보다도 실천을 강조했다. 그의 제자 중 곽재우를 비롯한 의병장이 많이 배출된 것도 선생의 실천 정신을 본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과 같은 해에 태어난 이황이 초학자들에게 성리학의 본원과 심성을 가르치는 것에 대해서 비판하고, 무엇보다도 기초적인 내용을 먼저 가르칠 것을 주장했다. 기초와 실천을 강조한 남명 조식의 이러한 공부 방법은 학문은 물론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

학문 기초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강조한 사람은 중국 전국시대의 맹자였다. 맹자는 서자(徐子)가 “공자께서 자주 물을 칭찬하여 ‘물이여! 물이여!’ 하셨으니, 어찌하여 물을 취하셨습니까?”라고 묻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근원이 좋은 물이 용솟음쳐 흘러서 밤낮을 그치지 않고, 구덩이를 가득 찬 뒤에 전진하여 사해(四海)에 이르니, 학문에 근본이 있는 자가 이와 같다. 이 때문에 취하신 것이다(『맹자·이루장구하』).”

어떤 생명체든 생존하기 위해서는 근본이 중요하다. 근본은 나무의 뿌리를 의미한다. 나무가 무성히 자랄 수 있는 것은 뿌리가 튼튼하기 때문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근본이 튼튼한 사람은 시련이 닥쳐도 잘 헤쳐나 갈 수 있다. 맹자가 말했듯이 만약 근본이 없으면 7, 8사이에 빗물이 모여서 도랑이 가득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말라버린다.

벌써 한 학기의 끝자락이다. 곧 방학을 맞을 학생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한 학기를 뒤돌아보면서 자신을 성찰하는 것이다. 시세를 쫓아 허둥대지 말고 차분하게 근본을 두텁게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묻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장점을 잘 헤아리고, 그런 장점을 어떻게 발휘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무턱대고 방학을 맞아한다면 성숙의 기회를 갖지 못한다. 방학동안 성숙하지 못하면 결코 스스로 내일을 밝게 만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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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