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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무엇이 될 것인가 보다는 무엇이 되어야겠다고 야심차게 결심을 한 것은 나이가 제법 찬 대학원 시절부터 였다. 특별한 재주가 없었던 나는 하루에 세 개의 도시락을 싸들고 밤낮으로 공부를 하기도 하였는데, 모든 일에 자신감이 충천하고 있을 즈음이었다. 첫 중간고사를 치를 때, 나는 동료와 선후배를 가르치기까지도 했으니, 다들 시험을 잘 치르리라고 나도 또 그 어느 누구도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결과는 참혹했다. 그보다도 자신감의 상실이 컸는데, 몇 날을 고민하면서 한 결심은 전공 관련 책들을 다 버리자는 것이었다. 꽃피는 봄날에 나는 아홉 권의 전공 원서를 들고 경춘선 열차를 탔고, 북한강 줄기의 낯선 역에서 내려, 초점없이 강물을 바라보며 다시 고민하고 있었다.

해넘을 때여선지 날씨는 조금 추웠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비닐하우스로 된 커피집이 있음을 알고 잠시 몸을 녹이기로 했다. 꽤나 어색한 분위기였고 커피, 전공원서, 그 곁에 누렇게 바랜 신문이 있었다. 심심한 나머지 우연히 신문을 들춰보았는데 서울 모 대학의 새해를 맞는 5개월이 지난 서사시였다. 제목인 ‘산다는 것은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그 때 버리려고 한 책들은 다시 살아났고 그후 오기로 지금의 내 전공이 됐다. 그때의 실패에 대한 기억은 학생들을 가르칠 때 마다 되새김질했고, 오기였고, 자화상이었다.

공부를 마치고 1994년부터 국내 최고의 기업에 4년을 머문 적이 있는데, 입사 당시 화두는 ‘실패로부터 교훈을 찾자’라는 말이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 의아했으나, 잠시 내가 시간의 벽을 계산하지 못했음을 알았다. 왜냐하면 7·80년대의 실패에 대한 의미는 곧 무능력자, 패배자를 상징했기 때문이다.

실패했던 제품과 아이디어를 살펴보면서 조금씩 가능성을 찾곤 했는데, 과거를 판결 한다는 게 마치 미래를 예측하는 것과 같아 기분이 좋았다. 제품이 아닌 성공한 수많은 인물들의 살아온 삶의 궤적을 추적해보면, 크게 성공하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크나큰 역경과 고난, 불가능에 가까운 어려움들이 닥쳐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제품뿐만 아니라, 한 사람이 겪어온, 혹은 현재 겪고 있는 고난의 크기가 바로 그 사람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로 작용하기도 한다. 만일 별 역경 없이 지내왔다면 그 사람은 아직까지 완성이 주는 혜택을 크게 받지 못한 사람이며, 또 성공에도 이르지 못한 사람일 것이다. 성공을 주관하는 신의 입장에서 고난에 직면한 사람을 본다면 그 후의 반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재미가 쏠쏠할 듯싶다.

농구 황제라 일컫는 마이클 조던은 ‘고통은 나를 키웠다’라고 말하곤 했다. 신인 시절, 너무 체력을 과신하다 큰 부상을 당하면서 1년을 쉬었는데, 그 때 그는 스스로를 발견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남들은 나를 황제라 하지만 내가 진 게임은 300여 게임, 3만점에 가까운 득점을 했지만 9천개의 슛을 실패했다. 더욱이 나 때문에 패한 게임도 26차례라며, 그는 실패의 고통을 이기기 위해 도전했고, 실패는 또 다른 연습의 시작이었다’라고 했다. 1940년대 초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도전했으나 실패하여 도중에 산을 내려오면서 한 청년이 이렇게 말했다. “에베레스트, 너는 자라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자랄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이 청년은 1953년 5월 29일 마침내 등반에 성공했다. 이 사람이 바로 최초로 에베레스트 산을 정복한 에드먼드 힐러리경이다.

고대 그리스에는 ‘파테마타 마테마타(pathemata mathemata, 고통으로부터 배운다)’라는 격언이 있다고 한다. 만일 우리가 실패한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실패의 경험으로부터 성공의 가능성을 아직껏 찾지 못했다면 우리는 ‘삶의 방식과 태도’를 점검해 봄이 옳다. 산다는 것의 최대 영광은 한 번도 실패하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나는 데 있으며 실패는 성공을 위한 바로 근육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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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