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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에 세계를 심자

우리 캠퍼스에서도 이제 외국인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이건 최근 갑작스럽게 눈여겨보게 된 현상이다. 우리가 주위에서 외국인을 보는 거야 뭐 그리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들이 달라 보인다. 우리는 외국인들을 손님이고 방문객으로 여겼다. 우리 옆을 지나가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3D 직종의 일을 하는, 우리와는 다르다고 생각한 사람들이었는데, 이제는 그들조차 다르게 보인다.

아주 미미한 변화이지만, 이 변화가 확실히 느껴지는 이유는 국내 외국인 100만 명 시대라는 둥, 외국인 유학생이 5만 명 시대라는 둥, 외국인이 전체 인구의 2%가 넘어섰다는 둥, 이런 저런 통계자료가 기사나 사설에 자주 등장하면서 우리가 그 변화에 예민해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기류에서도 우리 사회가 다문화사회가 되어간다는 주장까지 등장해서 뭔가 너무 호들갑을 떠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다.

다문화 가정이라는 말이 주로 농촌사회에 외국인 신부가 들어오면서 드러난 갈등과 문제의식 속에서 이해를 촉구하는 입장에서 등장한 것이지만, 다(多)는 말 그대로 많다는 것이고, 두 가지의 이질적 문화의 만남에 적용하기에는 미흡하게 느껴진다.

사실 우리는 경험상 사회가 다문화적 성격을 갖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지 못한다. 진정한 다문화사회가 형성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며 또 우리사회가 다문화 사회가 되어야 할 당위성도 없다. 그러나 앞으로 세계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세계가 지구촌이 되어가는 추세를 거스를 수 없다면, 적어도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뚜렷이 갖고 경험해야 우리가 미래 사회를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그 정도의 변화에 다문화사회가 되었다고 호들갑을 떨 것이 아니다. 문화 간의 빗장 풀린 세계를 무대로 하여 활동할 인력을 키우는 캠퍼스는 이제 진정 다문화가 무엇인지를 체험할 현장이 되고 다문화 경험을 익힐 환경이 되어야 한다. 캠퍼스에 상주 외국인들이 많아지는 현상에 힘입어 그들과의 교류를 활성화하도록 장려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캠퍼스의 공연문화도 서양예술음악이나 국악 일색으로 채울 것이 아니라 무한한 자원으로 부각되고 있는 세계음악도 담아야 한다.

학생들은 캠퍼스 안에 다문화 마을을 조성해 보거나, 다문화 동아리 활동을 독려하고, 다문화 축제를 조직해보는 일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러한 시도들은 대중문화의 수동적 추종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주도적 역할을 찾아 창의적인 활동을 맘껏 시도해 보고 몰입하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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