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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1000호 축사 - 허필수(계명대신문사 동문 대표)

계명대신문 1,000호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창간호부터 지금의 1,000호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기자들이 우리 계명대학교의 역사 기록자로 활동해 왔을지 가늠할 수 없는 중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진한 회한이 밀려옵니다!
지금은 아마도 학생기자였던 그들이 사회로 나와 그때의 열정과 소명의식을 뜨거운 기운으로 품은 채 살아가고 있겠지요...

전 얼마 전 중동지역 출장 중 한국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계명대신문사 백지원 기자였습니다. 45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중동에서 받은 한 통의 그 전화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그리고 앞으로만 달려왔던 저를 돌아보게 하는 고마운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한통의 전화는, 문득 일전에 운명을 달리하신 박경리 선생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우리는 마치 지금의 백지원 기자처럼 1983년경 계명문화상 심사를 부탁드리기 위해 무작정 원주의 치악산 자락에 살고 계신다는 박경리선생 댁을 물어물어 찾아 갔습니다.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신경림, 박재삼, 이청준 등등 이름을 날리시던 당대의 문인들을 계명대신문의 마당으로 모셨습니다. 대구로부터 무작정 들이닥친 불청객과 거침없이 세상을 논하던 그 분들 중 이미 많은 분들이 세상과의 안녕을 고하셨지만 계명대신문이라는 역사적 공간 속에서는 여전히 현역으로 살아 계실 테지요.
그런 소중한 만남과, 만남이 준 잊지 못할 기억들이 오늘도 팍팍한 세상을 살아갈 빛나는 이유가 되어줍니다.

지금도 그 때 그 시절 ‘계명대학보’를 만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특집호 준비로 학보사에서 밤을 새우고 인쇄소로, 중국집으로 다닌 기억도 물론이구요.
그 땐 왜 그리 심각한 얘기가 많았던지요!.
공주식당, 신태반점...
외상값 있어도 받을 생각 않던 그 때 그 분들 다 안녕하신지요.
선후배님들 아직도 겹살구 꽃 향을 기억하시는지도 궁금하구요.
20여 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그 때 그 젊음, 열정 그대로 남아 우리네 삶속에서 그대로 발휘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선배들이 가르쳐 준 ‘악으로 깡으로’를 잘도 써먹고 있지요.

나에게 계명대신문은 무척 특별한 의미로 생활 속에 있습니다. 늘 새로운 것과 의미있는 일에의 몰입, 그리고 항상 낯섦과의 즐거운 만남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요즈음의 세상은 속도와 창의성 그리고 차별적 실행력을 끝없이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나는 ‘계명대학보’를 만들면서 몸에 익혔고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계명 대신문 1,000호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그 동안 역사의 기록자로 활동해주신 전 현직 기자 여러분들의 열정적 계명사랑과 시대사랑에 스스로 큰 박수를 보내며 꺼지지 않을 사랑을 전합니다.


계명대신문사 동문 대표 허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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