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경의 이화원에 가게 되면 두 가지 사실에 놀라게 된다. 하나는 인공호수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규모의 곤명호(쿤밍호:昆明湖)이고, 다른 하나는 728미터에 이르는 장랑(長廊)으로 중국 고전 문학에 나오는 장면들을 묘사한 1만 4천여 점의 회화로 정교하게 장식된 산책로이다. 전자는 거대한 호수를 파…
대통령의 음모(All the President’s Men)는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진행도 느리고 출연자들의 대화나 화면구성 스타일도 구식이어서 다소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지만, 더스틴 호프만과 로버트 레드포드라는 명배우들이 출연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것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있다. All th…
이성친구를 사귄적이 있습니까? 저의 경우 연애할 때 여자친구가 밝은 핑크색 탑을 한 벌 사려고 쇼핑센터의 같은 층을 계속 돌면서 의사결정을 미루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었지요. 저는 다 같은 색깔로 보이는데… 반면 여자친구는 남자들이 친구와의 술자리나 운동이 자신보다 왜 중요한지, 왜 내 남자친구…
“평범한 일상도 특별하게 만드는....”처럼 특별한 것을 즐기고 특별한 것에 만족하는 현대 사회에서 평범한 일상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이 시대와 어울리지 않는 유물(留物)로 취급되곤 한다. 그러나 평범한 일상에서 발견한 기쁨과 희망은 현대사회의 상처를 치유하는 힘이 있다. 평범한 일상에서 힐링의 언…
과거와는 달리, 요즘 대학생들은 취업이라는 거대한 문 앞에서 때로는 실망하기도 하고 좌절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힘든 20대이다. 때로는 ‘사회에 진출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가 아닌가’ 하면서 자책도 해보고, 아직은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주변의 말에 위안을 삼기도 한다. 이 책은…
루만은 우리 학계에 이름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학자이다. 그러나 그는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의 학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사상가이다. 그의 대표 저작 『사회의 사회』도 그의 이름만큼 낯설다. 사회면 사회지 사회의 사회는 또 무엇인가? 이 제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루만의 독특한 용어들에 익…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부실화로 촉발되었던 세계 경제침체가 끝없이 이어져가고 있다. 미국을 선두로 하는 세계 경제 강국들은 금융권의 부실을 막고 경제성장을 견인해 보고자 무한정 양적완화라는 방식으로 돈을 찍어 시장에 공급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실물 경제는 침체일로를 벗어나지 못…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5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하면서부터 음악을 알게 되었고, 현재 음대교수로 있기까지 음악은 나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피아노, 음악교육, 음악공학, 실용음악, 지휘 등 음악의 다양한 분야를 전공해오면서 내 마음 깊은 곳에서는 늘 미술과 문학을 동경하…
오후에 연구실에서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 있다. 나른한 오후이기도 하고 뭔가를 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충분한 마음의 평안을 구하는 시간이다. 나의 이런 마음에 흐르는 음악은 얼마 전 지인이 소속된 단체에서 연주한 곡이다. 그 지인과는 독일 유학시절 알게 된 오래된 후배다. 대구…
가끔 마음에 와닿는 책을 발견하면 여러 권 사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곤 한다. 이 책도 저자는 생소했지만 그가 쓴 인도여행기를 재미있게 읽은 경험이 있어 옮긴이 류시화의 이름을 보고 선택한 책이었다. 이 무탄트 메시지는 우연히 접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권한 책이다. 호주에서 의료 활동을 하던 미국출…
생각해 보니 올해도 벌써 한 달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특별한 뭔가를 이룬 것이 없음에도 항상 분주했고, 지금도 그렇고… 그러기에 올해의 남은 시간 앞에서 괜히 더 부담스럽고 근심되고… 현재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저와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렇게 살다 보니 감성은 메말라가고 마음…
작년 이때쯤 부산으로 가던 기차 안에서 예의 바르고 친절한 한 대학생과 동승한 적이 있었다.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이야기가 오고 가게 되었고 한참동안 한담을 즐기던 중 그 학생은 자신의 고민보따리를 풀어 놓기 시작했다. 바로 취업에 관한 고민이었다. 그의 고민이 새삼스러울 것은 없…
가을 빛깔이 마음을 물들이는 계절이 왔다. 참 아름답고 감사한 계절이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도 마음에 난 생채기를 안고 나를 찾는 학생들이 있다. 20대의 불안, 미래에 대한 두려움, 인간관계, 가족문제, 대학생활 등으로 지친 가슴에는 한 줄기 가을바람을 즐길 여유가 없는 듯하다. 하지만 그런 흔들림이 없…
빌리는 탄광촌에서 태어난 막둥이다. 아버지는 고지식한 그야말로 전형적인 탄광촌 노동자인데 벌써 몇 달째 계속된 파업으로 동네는 뒤숭숭하다. 형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시위에 열심히 참가하고, 머리가 깨져서 돌아오거나 소위 말하는 닭장차 신세를 지곤 한다. 평온하던 마을은 때때로 시위의 현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