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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가 그리운 세상

매화가 지더니 산수유, 목련 순으로 꽃을 피운다. 4월에 접어들자마자 박물관 뒷길엔 벚꽃이 만발하더니 정문 옆의 박태기나무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홍자색의 꽃덩어리를 가지 마디마디마다 뭉쳐서 매달고 있다.

곧이어 라일락, 아카시아들도 자기네 순서가 되면 어김없이 꽃을 피울 것이다. 무서울 만큼의 질서 속에서 자연의 운행은 경이롭다 못해 때로는 우직하기까지 하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어떠한가? 자기만이 제일이고 먼저여야 한다. 대형쇼핑몰의 엘리베이터 앞에서 또는 지하철 객차 문 앞에서 우리들의 모습을 보라. 내리기도 전에 서로 먼저 타지 않는가? 양보와 배려가 부족한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양보하다 보면 바보취급을 받게 되고 사회와 심지어 가정에서조차 버티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경쟁이 중요시되고 있는 세상이니 다른 사람보다 많이 가져야 되고 지위가 높아야 되고 무슨 일이든지 빨리해야 되는 것이다.

지성인들이여! 오늘의 우리는 끊임없는 욕망을 위해 뜨거운 태양을 향해 날아가다 죽음에 직면하고 마는 자만에 빠진 이카로스(Icarus)가 아닌가?

우리나라엔 60년대 초반까지 보릿고개가 있었다. 하곡(夏穀)인 보리 수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굶주릴 수밖에 없던 4∼5월의 춘궁기(春窮期)말이다. 그 당시의 인사는 ‘니 밥 묵었나?’, ‘진지 드셨습니꺼?’ 등 이었다. 그땐 거지들도 많았다. 집 앞에서 끼니때마다 ‘밥 좀 주이소.’하면서 미국원조표시가 있는 한 겔론(gallon) 크기의 깡통을 들고 왔었다.

동네엔 놀림감이 되는 친척 형뻘의 바보도 있었다. 끼니때마다 구걸하던 거지 형제가 오랫동안 오지 않던 어느 날 거지가 죽었다는 동네친구들의 이야기에 가슴 한 구석이 뭉클해 슬퍼했었고, 그 바보 형이 보이지 않으면 보고싶은 마음에 그 집에 찾아가서까지 놀리기도 했던 그런 때가 있었다.

그 당시의 초등학교 화장실에도 낙서는 있었다. 그 중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바보」라는 말이었다. ○○○바보.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의 바보는 오늘날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바보는 분명 아니었던 것 같다. 내가 상대하기 편한 상대방에게 붙이는 정감어린 서민적 호칭이 아니었을까?

바보라고 할 때에는 이미 그리움과 나눔과 보살핌을 통한 배려의 마음이 가슴바닥에 서려있었던 것이다. 나도 바보고 너도 바보고 모두가 바보였던 시절이었으니 말이다.
봄비내리는 오늘. 바보스러웠던 그 시절이 라일락꽃 향기보다 더 그리운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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