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방학이 끝나고 강의가 시작돼 한적했던 학교는 바쁘게 움직이는 학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들 중에는 2006학년도 대입시험을 치르고 입학했던 신입생들이 있는데, 현재 이들은 학부생을 떠나 학과생으로 발돋음 하기 위한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이것은 학부제에 소속된 학생들의 공통된 고민이 아닐까 생각된다.
대부분의 학부생들은 임의로 정해진 학과에 속해 있는데, 때로는 원하는 학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선배들, 혹은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해주는 친구 및 선배를 만나기 힘든 경우도 있어 학과에 적응하지 못한 채 1년을 헛되게 보낸다. 이런 학과에 대한 소속감의 결여 문제는 학부제의 큰 문제이다.
또한 자신이 들어간 임시 학과와 2학년이 되어 선택한 학과가 다른 경우 1년 동안 지내온 친구들과 떨어져 새로운 과에 적응하기 위해 또다시 시간을 들여 노력해야 한다. 이런 심적인 것뿐만이 아니라 학부제를 고수하고 있는 학교의 학생들은 다른 학교의 학생들보다 전공에 있어서 뒤처진다는 문제점도 있다. 전공을 1학년 때부터 배운 학생들보다 여러 학문을 접해 교양을 쌓을 수 있는 기회는 더 많겠지만 전공 면에서는 타대학생들보다 1년을 뒤처지게 배우고 있는 셈이 된다.
최근 전국 사립대학들이 학부제를 학과 모집단위로 변경하고 있는 추세이다. 대학교육을 구조적으로 개혁할 목적으로 도입됐던 학부제가 의도와 달리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하루 빨리 학부제가 개선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