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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17학번입니다.”

그들만의 색다른 출발, 특별한 신입생들을 만나다


3월이 되면 캠퍼스는 설렘과 두근거림으로 물든다. 이 두근거림의 이름은 신입생. 모두가 소중한 각자의 꿈을 가지고 입학한 주인공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조금 특별한 이들이 있다. 올해 우리학교에 입학한 신입생 가운데 70세 나이로 최고령 만학도인 신현문(사학·1)씨와 최연소 입학생인 2000년생 18살 김은총(스페인어중남미학·1)씨, 그리고 올해 개설된 메카트로닉스전공의 과대표 김지성(메카트로닉스전공·1)씨가 바로 그 ‘특별한’ 주인공들이다. 캠퍼스에서 특별한 출발을 하고 있는 세 명의 새내기들을 만나 ‘시작’의 의미를 들어보았다.


-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와 우리학교에 입학한 계기를 부탁드립니다.

신현문 씨(신) : 안녕하세요, 저는 사학과에 입학한 17학번 신현문이라고 합니다. 70세의 나이로 계명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경제활동을 하면서 바쁘게 지내다 보니 여유가 없어서 도전하지 못했습니다. 기업체 대표로서 이제 사회에서 자리도 잡았고,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 입시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지역 대학들 중 제가 공부하고 싶었던 역사 관련 학과를 중심으로 진학계획을 세웠다가 계명대학교의 사학과가 명문이라고 알려져 있어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김지성 씨(김) : 안녕하세요. 계명대학교 공과대학 메카트로닉스전공 17학번 김지성입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자연과학이나 물리학 쪽에 관심이 많았는데 가장 흥미와 관심을 느낀 것이 기계공학 쪽이었고 졸업 후에도 이쪽으로 진로를 정하고 싶었습니다. 또 희소성을 가진 학문이기도 하고 신설학과라 이제부터 과의 미래를 저희 17학번 동기들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사명감도 함께 들었습니다. 그래서 계명대학교로 입학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김은총 씨(김2) : 안녕하세요! 17학번 스페인어 중남미학과 김은총이라고 합니다. 저는 언어 쪽에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습니다. 계명대학교에는 유럽학과, 미국학과와 같은 다양한 학과가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스페인어에 흥미가 생겨서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붉은 벽돌로 이루어져 있는 건물도 화사하고 예뻐서 캠퍼스 생활을 즐기기에 딱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신현문 선생님의 경우 만학도로 입학하셨고 김은총 씨의 경우 조기입학을 해서 동기들과 호칭 때문에 곤란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다른 학생들과의 호칭은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신 : 제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호칭을 부르는 것을 어려워하시는 교수님들이 많아요. 처음에는 ‘선생님’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그러지 마시고 신현문 학생으로 불러달라.’고 했습니다. 왜냐면 저는 배우러 온 학생이고 교수님은 저에게 학문을 가르치는 스승이시기 때문이죠. 사회에서는 제가 나이가 많아서 그렇게 부를 수 있지만 이곳은 배움을 얻는 곳이기 때문에 저는 ‘학생’으로 불리는 것이 좋습니다. 동기들하고도 가까워지고 싶어서 편하게 ‘현문이 형’하고 불러달라고 이야기 했어요. 어떻게 하면 가까워질까 하다가 동기들에게 먼저 다가가보기로 했어요. 제가 친화력이 좋은 편이거든요. 그러니까 동기들도 한걸음씩 다가와 줬고 그런 덕분에 지금은 어색한 동기 없이 모두하고 잘 지내고 있어요.

김2 : 저 같은 경우는 동기들이 저보다 나이가 많아요. 동기들이나 선배들이 언니 오빠라고 부르면 된다고 해서 편하게 언니, 오빠라고 불러요. 다들 먼저 저한테 다가와주고 말 걸어줘서 같이 수업도 듣고 밥도 같이 먹어요. 그래서 같은 나이의 또래가 없어서 외롭다거나 그런 느낌은 없었어요.

- 세 분 모두 특별한 이유로 입학을 결정하게 되셨는데, 대학입학을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어요?

김 : 신설학과여서 주변에서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죠. 터전을 닦아놓은 선배가 없어서 취업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소리도 들었어요. 그런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해요. 취업을 하는 건 제가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달렸고 제가 선택한 학과인 만큼 그 정도는 생각하고 입학했기 때문에 제 결정에 대해 다들 응원해 주셨어요.

신 : 음, 아무래도 제가 나이가 많으니까 다들 어리둥절해 했죠. 지인들은 ‘참 잘한 선택이다’, ‘어떻게 이런 용기를 냈는지 궁금하다’, ‘대단하다’고 그랬어요. 어깨가 더 무거워졌죠. ‘대학에 꼭 합격을 해서 학업에 정진해 좋은 결과로 그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이런 마음이 컸어요. 처음에는 오히려 가족들이 불안해했어요. 제가 딸만 세 명 있는 딸부자인데 계명대학교 졸업생인 00학번 저희 딸은 대학 진학을 말렸어요. ‘아빠는 지금 돈도 충분히 벌고 사회활동도 하고 계신데 왜 학교를 다니려고 하시느냐.’ 면서. 아내도 처음에는 반대했었어요. 그래서 가족들을 한 자리에 앉혀놓고 제가 왜 대학에 입학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득시켰어요. ‘배움의 끈이 짧아서 한이 되었다. 이제 돈도 충분히 벌었고 사회적으로도 안정되었으니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겠다.’고 제 마음 속 얘기를 털어놨어요. 그러니까 가족 모두가 응원해주기 시작하더라고요. 가족들의 응원으로 마지막 힘을 내서 펜을 잡았습니다.

김2 : 저는 고등학교 진학 대신 캄보디아에서 1년 2개월 정도 살았어요. 작년에 귀국해서 바로 검정고시를 패스하고 수능공부를 시작했어요. 저는 원래 제 나이 또래들과 맞춰서 대학교에 입학하려는 마음이 컸어요. 그런데 같이 검정고시 공부를 하던 친구가 어느 날 조기입학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더라고요. 그 순간 ‘아, 조기입학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민하다가 엄마한테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는데 의외로 엄마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주변 친구들도 처음에는 제가 적응하지 못할까봐 조금 걱정했는데 지금은 대학생활을 하는 저를 부러워해줘서 괜히 뿌듯하고 그래요.

- 입학 전이나 입학 직후인 3,4월은 새내기들이 대학생활에 대한 로망이 참 많을 때인데요, 혹시 대학생활에 대한 로망 같은 건 없었나요?

김 : 저는 남자 중학교, 남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거기에 공과대학으로 진학을 원해서 딱히 대학생활에 대한 로망은 없었어요. 굳이 이야기 하자면 학과 공부에 매진하면서 학생회활동이나 대외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어요. 제가 대학 입학 전 9년 내내 방송부에서 활동도 했던 만큼 방송 분야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교내 방송국이나 우리학교의 얼굴인 ‘아리미’나 ‘이끄미’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도 있었어요. 하지만 제가 가장 하고 싶었던 건 과의 얼굴인 과대표여서 이 자리에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해 볼 생각입니다.

신 : 훌륭한 교수님들의 지도 아래 열심히 수학할 생각입니다. 학문에 정진해 훌륭하고 자랑스러운 계명인으로 거듭나고 싶다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학교생활이 기대되고 설레서 일찍 준비해서 집을 나섭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오늘 공부할 과목도 예습하고 전날 공부한 과목도 훑어봅니다. 다른 곳에 약속이 있어도 30분 먼저 도착해야 하고, 학교에 아홉 시 수업이 있어도 꼭 8시 30분까지는 도착해야 직성이 풀리더군요. ‘시간이 곧 금이다’가 원래 제 신조이기도 하고, 이십 년 동안 일본 사람들과 무역을 하면서 시간관념의 중요성에 대해 배웠기 때문이죠.

김2 : 자유롭게 수업을 선택한다는 것이요! 그런데 제가 아직 나이가 어려서 술을 마실 수 없어서 좀 아쉬워요. 빨리 술을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돼서 친구들이랑 대학로에서 술도 마시고 놀아보고 싶어요. 음, 그리고 제가 통학을 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요. 엄마가 허락해 주신다면 자취하는 것도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에 들어있어요.

- 신입생 분들에게 이런 질문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졸업 한 후에는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

신 : 저는 역사에 관심이 많고 탐구하고 싶어서 이 사학과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유구한 우리나라의 역사를 올바르게 배우고 익혀서 제가 가지고 있는 그 지식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저의 최종 목표이고 희망입니다. 특히 저처럼 배움의 뜻을 품고 있었지만 나이가 많아 배움에 대해 망설였던 분들에게도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의 최종 목표는 역사를 탐구하고 연구하는 사학자가 되는 것입니다.

김 : 저는 바로 취업을 하기 보다는 이쪽 계열에 남아서 계속 공부를 조금 더 하고 싶어요. 박사 과정까지 마친 후에 제 전공 관련 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취직하고 싶은 것이 제 최종목표입니다. 부모님께서도 제가 꿈에 대해 확고한 것을 알고 계시기 때문에 항상 저를 믿어주세요.

김2 : 저는 아직 뭔가를 하고 싶다고 정해 놓은 건 없어요. 지금은 언어에 대해 관심이 많고 배우고 있으니까 다른 언어도 열심히 공부해서 승무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꿈은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일단 지금은 ‘승무원을 직업으로 가지면 어떨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동기들이나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한 마디씩 해주세요!
신 : 저는 학생들이 저와 거리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편하게 다가와서 거리낌 없이 지냈으면 합니다. 아직까지는 대외활동이나 다른 과 사람들과 친해질 생각은 안 해봤는데 앞으로 열심히 공부하면서 대학교에서 얻어갈 수 있는 것은 다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저는 제가 먼저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편이라 제가 다가간다면 여러분도 한 걸음 다가와 주셨으면 합니다.

김 : 저는 과에서 과대표를 맡고 있기 때문에 과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단합을 도모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놀 때는 놀고, 공부할 때는 공부하며 좋은 과 분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거나 중간에 좋지 않은 일로 휴학하는 친구가 없도록 과 분위기를 화목하게 만드는 데 앞장서고 싶습니다.

김2 : 음! 2000년생이라고 하면 놀라는 사람들도 많아서 아직은 좀 쑥스러워요. 일단 과의 동기 언니 오빠들이랑 두루두루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일찍 입학한 만큼 더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결과 이루어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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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