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의 사무관 특채 파문은 국민들에게 분노와 함께 허탈감을 안겨줬다. 유 전 정관은 자신이 사퇴하는 선에서 사태를 마무리 지으려고 했지만 결국 행안부는 ‘현대판 음서제도’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다. 여론은 들끓었고 결국 특채의 비율을 50%로 늘리는 행정고시 개편안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요즘 ‘똥돼지’라는 단어가 이슈가 되고 있다.이쯤되면 똥돼지 신드롬이라 불릴만하다. 똥돼지란 앞에서 이야기한 유명환 전 장관의 딸과 같은 사람을 일컫는 은어이다. 현재 각종 이슈의 중심에 있는 똥돼지 신드롬은 지금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보여준다.
똥돼지들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디든 나타나 물을 흐리고 있다. 공기업, 사기업, 금융기관, 대학교,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등등 빈틈이 보이는 어느 곳이든 특채의 폐단은 존재하고 있다. 돈이 있고 연줄이 있는 사람들, 즉 소위 잘나가는 집 자식들을 위한 ‘특별한 채용’이 곳곳에서 만연히 일어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말한 ‘공정한 사회’를 언급했지만 위와 같이 사회 곳곳에 퍼져있는 똥돼지들이 있는 한 공정한 사회를 외치는 것은 양두구육일 뿐이다. ‘끈’이 없는 평범한 시민들이 ‘끈’으로 중무장한 똥돼지들과 공정한 게임을 펼칠 수 있을까? 똑같은 조건과 공정한 룰을 가지고 건강한 경쟁을 하는 것을 지금 우리는 원하고 있다.
어떤 이가 능력을 바탕으로 노력을 해서 힘들게 어떠한 자리에 올라갔다. 하지만 단순히 ‘끈’으로 누군가 똑같이 그 자리에 올라가 있다면 결코 건강한 경쟁사회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공정한 사회가 그저 빛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길 진심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