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전문 포탈인 알바천국에서 전국 대학생 3천6백37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소비지출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2%가 지난 학기보다 생활비가 ‘늘었다’고 대답했다. 이 중 ‘대폭 늘었다’의 경우도 30.6%나 차지했다. 또한 대학생의 한달 생활비 분포가 10~30만원(32.7%), 30~50만원(29.9%), 50~60만원(8%), 80~1백만 원(6.2%), 1백만 원 이상(6.4%) 순으로 평균 42만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항목은 외식비(24.4%)이며, 학습비(20.6), 품위유지비(18.4%), 교통비(15.6%), 유흥비(7.2%), 문화생활비(7%), 통신비(6.8%) 순으로 나타났다. 지출에서 3등인 품위유지비는 옷, 신발, 가방, 화장품을 포함하고 있다.
천억 원의 혈세가 전직 국회의원의 품위유지에 쓰이듯 여기서 품위유지비란 과연 무엇인가?
품위는 직품과 직위를 아우르며 사람이 갖춰야할 위엄이나 기품을 말하고, 유지비란 무엇을 유지하거나 지탱하는데 드는 비용을 뜻한다. 흔히 사람들은 이 품위유지비에 얼마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높고 낮음을 판가름 한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스스로를 꾸미고 더욱 품위유지비에 신경 쓰게 된다. 하지만 과연 옷, 신발, 가방, 화장품만으로 그 사람의 품위를 판단할 수 있는가?
공자는 개인의 ‘품성’과 ‘취미’를 기준으로 인간을 평가 했는데 간단히 소개하자면 ‘품성’으로 봐서 ‘강직한 사람, 성실한 사람, 교양 있는 사람’으로 익자삼우(益者三友)라 하여 사귀면 유익한 좋은 사람이므로 우리의 삶을 편안하게 해준다고 했다.
반면 도움이 안 되는 친구 셋은 ‘교제에만 능한 사람, 남의 비위만 맞추는 사람, 말만 잘하는 사람’으로 손자삼우(損者三友)라 하여 피하라고 권했으며 이들은 성공한 경우가 많고 사귐과 외양은 그럴 듯하지만 이용만 당하다 안 좋은 결과를 남긴다고 했다. ‘취미’로 보면 ‘예와 음악을 비판하고 감상하기를 즐기는 것, 남의 착한 것을 말하기 좋아하는 것, 착한 친구가 많은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익자삼락(益者三樂)이라 하고 유익한 것이라 말했다. 이와 반대로 ‘분수에 넘치는 것, 일 없이 놀라 다니는 것, 술자리를 좋아하는 것’을 손자삼락(損者三樂)으로 유해한 즐김임으로 피하라고 권했다.
사람의 품위를 보여주는 행동들은 우리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다. 한 예로 얼마 전 필자가 화장실에서 머리를 만지는 학생을 만난 적 있다. 훤칠한 외모에 꽃단장 중이던 학생이 갑자기 담배를 꺼내더니 태연하게 불을 붙였다. 그리고는 두루마리 휴지를 필요이상으로 길게 뽑더니 휴지통에 버렸다. 비단 교내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그 학생 뿐만은 아닐 것이다.
또 다른 예로 사람들은 자가용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능력과 돈을 지닌 사람으로 생각하는 풍토가 있다. 학교에 고급차를 몰고 다니는 이른바 능력 있는 사람들의 경우 교내에서 지나치게 속도를 내거나 수업 중임에도 자동차 소음을 일으키는 행동을 당당하게 한다. 사람들은 정작 품위를 훼손하는 행위를 서슴없이 하면서 자신이 가진 외적모습에만 투자하려는 경향이 있다.
품위란 사람의 겉모습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니다. 품위는 곧 그 사람의 인격과 됨됨이를 나타낸다. 품위는 금화의 순금의 비율을 나타내는 순도와 같다. 순금의 경우 순도가 높을수록 가격이 오르듯이 품위도 순도에 따라 결정된다. 인격적 고품위는 겸손과 교양, 배려와 같은 덕을 통해 완성되는 것이다. 곧 품위 있게 산다는 것은 자신과 남을 비교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이다.
앞으로는 우리학교 학생들이 겉모습보다 배려와 내적교양을 갖춘 품위 있는 자세를 보고 싶으며, 자신이 가진 좋은 품위를 잘 유지해 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