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은행에는 많은 돈이 있다. 하지만 그 돈은 아무나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다. 은행 문턱은 자꾸만 높아지고 있으며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크게 혼이 난 은행들은 대출심사를 까다롭게 해서 정작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이 돈을 빌려 쓰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
뿐만 아니라 최근 은행의 이기적인 수익구조 창출로 인해 다양한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에게 가장 쉽게 와 닿는 부분은 수수료 담합이다. 거래수수료로 경쟁하고 있는 증권사와는 다르게 시중 은행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 거두어지는 수수료를 동일하게 맞추어 영업하고 있으며 규모나 기간으로 봐서 여타 과점기업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거대한 담합이다.
또한 은행은 대표적인 서민의 대출상품인 담보대출을 할 때 해당 담보를 감정하는 과정에서 은행들이 감정평가사를 대거 고용, 직원화 하면서 감정평가와 은행업무가 분리되지 않아 은행의 입김이 작용해 담보물의 평가절하로 이어졌다. 셋째, 과도한 자폭통장개설이다. 자폭통장은 영업목표를 달성을 위해 새로운 금융상품이 나올 때마다 은행 직원이 자신 또는 타인의 명의를 빌려 본인 돈으로 납입하는 통장을 말한다. 은행원 한명당 평균 15개의 자폭통장을 가지고 있다고 조사되었으며 이는 고스란히 은행의 허위실적광고의 근간이 되었다.
결국은 이렇게 이루어진 수익으로 은행들은 연말이 되면 어마어마한 실적발표와 더불어 임원 및 대주주들에게 막대한 배당금 잔치를 벌이고 있으며, 이러한 사실로 인해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는 윌가 시위가 한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상위 20%의 고객이 80%나 되는 은행의 이익을 책임져주며 PB사업이 은행의 주가 되는 이 시점에서 서민을 위한 은행은 없다.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는 부의 격차는 서민과 가장 가까웠던 은행의 이기심으로 인해 부추겨지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