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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

4년이라는 세월이 쏜살같이 지나고 어느새 졸업할 나이가 되었다. 마지막 봄 학기 중간고사를 치르는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열기가 달아오르는 도서관에서, 나는 씁쓸한 장면을 보았다.

엄지손가락 크기의 지우개에 빼곡하게 적힌 커닝페이퍼. 시험지마다 적혀있는 양심을 지키자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시험기간이 되면 도서관 앞에서 커닝 추방을 외치는 학우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잘못을 해도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잘못된 의식이 팽배한 이 세대에서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 아닌가.

양심을 지키면서 산다는 것은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 나 자신에게 내가 부끄럽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특별히 지역신문에 사회면을 장식한 우리학교 총학생회의 비리사건을 보고 청년 시절에 양심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세상은 참 각박하다. 오죽하면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소리칠까. 사람들에게 고지식하다는 소리, 당신만 양심이 있는 것 아니라는 소리, 그렇게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하는 소리들이 우리의 귀를 채운다. 하지만 개중에도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지키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잠시 손에 잡히는 돈과 명예를 위해서 양심을 저버리는 것이 과연 그렇게 흘러가는 시류에 어쩔 수 없이 몸을 맡기는 것일까.

지금부터 연습해야 한다. 청년 시절에 양심 지키기의 뿌리를 깊이 박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세상에 나갔을 때 불어오는 바람에 쉽게 뿌리가 뽑히지 않겠는가. 뿌리를 깊게 내려 더 튼튼한 거목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대학 시절에 힘써보자.

‘너는 부끄럽지 않은가, 너의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떳떳하게 대답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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