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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면

강의실에 앉아 교수님의 수업을 듣고 있었다. 그 날 감상할 글은 한비야가 쓴 글이었다. 아, 역시 그녀는 또 한 번 나를 뒤집어 놓았다.

‘만약 내가 암말기라면? 내게 남은 시간이 1년밖에 없다면 무엇을 할까?’
한비야는 ‘그동안 머리로 생각하는 우선순위와 저 깊은 무의식 속의 우선순위가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 신기하다’고 했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그녀는 1년이 남았어도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긴급구호활동, 백두대간과 전 세계 6천m급 산 등반, 책 쓰는 일을 하고 싶어 했다. 부끄러웠다. 부모님께 용돈을 올려달라고 투덜거렸던 내가, 남을 돕는 일이라곤 고작 봉사활동 몇 번 갔다 온 일이, 매일 게으름만 피우고 핑계만 대며 자기 합리화에 익숙해졌던 생활이.

내게 주어진 시간이 1년이라면, 하루에 네 시간 이상은 절대 자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내방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을 모조리 읽을 것이다. 아니다. 이렇게 보내기엔, 책 읽는 시간조차 아까울 것 같다. 그녀처럼 나도 진정한 봉사를 하고 싶다. 해외로 못 간다면 우리나라의 소년소녀가장들, 독거노인들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다. 그리고 나를 가장 가슴 아프게 한 건 부모님이었다. 떨어져서 살아보니 가족의 소중함이 너무 절실히 느껴졌다. 가끔 부모님이 그리워 울지만 막상 집에 가면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도 못하는 벙어리가 된다.

오늘 저녁, 오랜만에 일기를 적어본다. 그리고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매순간 최선을 다하며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움직여야겠다고 다짐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는 것, 거기서 느끼는 보람,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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