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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공통분모

우리에게 있어서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 친근하면서도 껄끄러운 나라, 바로 그곳이 일본이다. 과거보다는 많이 나아졌으나, 독도문제로 일본과의 관계는 여전히 그저 “so so”다. 그런 일본에 요 며칠간 나는 참 감사했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던 짓을 그만둔 건 아니지만, 일본이 과거 우리 조상에게 한 나쁜 행동들에 대해 무릎 꿇고 빈 건 아니지만, 그저 WBC(World Baseball Classic)에서 그들과 5번이나 경기를 펼치게 된 것에 대해 감사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그랬다(물론 다른 나라와도 그랬지만). 일본과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의 경기를 펼치게 되면 유난히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기고자 했다. 그러다보니 일본과의 경기가 있을 때면 국민들 모두가 강하게 하나가 되곤 했다. 이번 WBC 역시 그랬다. 어쩌다보니 일본과 운명적으로 다섯 차례나 경기를 가지게 되었다. 강호인 멕시코나 베네수엘라는 국민들의 관심 밖이었다. 오로지 일본과의 경기에 온 사활을 걸었다. 일본과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야구를 좋아하는 이도, 야구를 전혀 모르는 이도 모두 하나가 되어 응원했다. 그 결과 마지막 결승전까지 올라갔으나 아쉽게도 일본에 패하고 말았다. 비록 준우승에서 그쳤지만 다들 아쉬워할 뿐이지 그 어느 누구도 우리 선수에게 욕하거나 화 내지 않았다. 그들이 준 용기와 믿음. 그리고 일본과의 경기를 통해 더욱 단단해진 우리 국민들의 애국심이야 말로 일본을 훌쩍 뛰어 넘어 우승보다도 더 값진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2009년 3월, 새 학기를 맞이했다. 그리고 우리학교 캠퍼스에도 WBC의 바람이 불어왔다. 일본과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다들 WBC에 대해 이야기하기 바빴다. 현재 스코어가 궁금해 지나가던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면 마치 원래 알고 지내던 사이인 마냥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서로 경기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곳곳의 구내식당에서는 응원단을 결성한 듯 다 같이 한마음이 되어 응원을 펼쳤다. 멀게 느껴졌던 교수님과 학생들 사이도 한-일전 야구 이야기로 가까워지고 하나가 되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하나로 묶는다는 것은, 다시 말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 공통 분모를 만든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우면서도 쉬운 문제다. 우리 국민에게 있어서는 어쩌면 더 쉬울지도 모르겠다. 약 3주 동안의 열기와 흥분, 눈물 속에 담겨 있던 우리들의 공통분모. 바로 애국심 하나면 우리 모두 한 몸이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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