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석가모니가 제자들을 영산(靈山)에 불러 모아 연꽃 한 송이를 집어 들고 말없이 약간 비틀어 보였다고 한다. 여느 제자들은 어안이 벙벙해서 어리둥절해하고 있는데, 그 중에 가섭(迦葉)만은 그 뜻을 깨닫고 빙긋이 웃었다는 얘기이다. 두 사람 사이에 말이 아니라 마음에서 마음으로 뜻이 통했다는 말이다. 이를 두고 ‘교외별전’이라 하는데, 스승과 제자가 경전이나 문자에 의거하지 않고 서로 직접 맞대서 마음으로부터 마음으로 진리를 전수한다는 뜻이다. 이와 유사한 말로 심심상인(心心相印: 마음과 마음이 서로 도장을 찍는다), 이심전심(以心傳心: 마음으로써 마음을 전한다), 불립문자(不立文字: 문자로써 교(敎)를 세우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염화미소(拈華微笑: 말을 하지 않고도 마음과 마음이 통하여 깨달음을 얻게 된다) 등이 있다.
사제(師弟) 간에 마음에서 마음으로 직접 의미가 전달될 때 교육의 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다. 서로 다른 개체 사이에 말이나 다른 어떤 매개도 통하지 않고 마음으로 뜻이 통하려면 서로가 한마음이어야 한다. 한마음이란 세상 전체를 담은 진리 그 자체이다. 그래서 한마음이란 개인의 마음일 뿐 아니라 보편자의 마음이고 세상 전체가 공유하는 마음이니 누구와도 다 통할 수 있다.
대학 교육의 효과는 교수와 학생 사이의 지식전달로만 극대화될 수 없다. 교수가 무엇을 가르치고자 하는지를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 학생이 많아질 때 교육의 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교수와 학생이 한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교육과정에서 학생이 교수가 가르치는 말이나 이론에 매달리기보다는 자기가 직접 세상의 진상을 깨치는 체험을 해야 한다. 그 체험을 통하여 교수의 마음이 전해진다. 자신의 마음을 통해서 교수의 마음이 이어지고 재생산되는 것이다.
대학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가 바로 인재육성이다. 훌륭한 인재의 육성은 강의실에서만 이루어질 수 없다. 교외별전이 되기 위해서는 수업 이외의 교육과정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우리학교의 개교기념일과 스승의 날이 있는 5월, 우리 계명인 모두가 교외별전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함께 되새겨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