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심리학과에 가고 싶었다. 그래서 심리 관련 서적도 읽고 인터넷 검색도 많이 해봤다. 나는 내가 심리학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심리학과 수업 중에 보고서를 읽게 된 나는 새삼스레 심리학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 보고서는 타 대학 심리학과 학생들이 경험과학으로서의 심리학에 대한 비판을 읽고 반론을 제기하는 내용의 글이었다. 이전의 심리학과 현재의 심리학 그리고 미래의 심리학이 모여 만들어지는 지적 연결고리에 심리학과 학생으로서 동참해야 함과 그 지적인 활동에서 과학적 업적을 꼭 못 이루더라도 이전의 학자들과 뒤를 이을 학자들이 하나가 되어 무지를 앎으로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하였다. 그 글을 읽는데 다른 학교 학생들은 심리학을 배우는 학생으로서의 자부심은 물론이고, 심리학의 비판에 자신 있게 반론을 제기할 만큼 심리학에 대해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다. 내가 그 글 속에서 보았던 그들은 심리학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꽉 차 있었고, 전공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던지 겁먹거나 의심치 않고 도전하는 자들이었으며, 심리학을 배우는 자신의 뚜렷한 책임을 가슴에 품고 있었다.
나는 보고서를 읽는 내내 내 자신이 부끄럽고 참 무지하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심리학 수업을 들으면서 그 본질과 학문으로서의 심리에 대한 깊이 생각해 본적이 없고, 심리학에 대해 비판 또한 해본 적 없이 다만 교수님께서 수업시간에 불러주시는 시험출제문제에만 집중했었고, 오직 A+을 받기위해 심리학 공부에 전념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꼭 심리학이 아니더라도 내 자신의 전공에 대해 심념(深念)하지 않고, 시험문제에 연연하는 나 같은 학생들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이 솜씨 없는 글을 보게 된다면 우리가 단지 시험공부를 하기 위한 취업을 위한 심리학만이 아닌, 학문으로서의 심리학과 그 본질과 그것을 배우는 자세에 대해서 한번쯤은 마음으로 느끼고 다질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